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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가뭄 실태 / 섬주민들 물구하러 육지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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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가뭄 실태 / 섬주민들 물구하러 육지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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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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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바짝 바짝 타 들어가고 있다. 90년만에 최악이라는 '한란(旱亂)'이 중부지방을 강타한 데 이어 남부지방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여 물 구하기에 초비상이 걸렸다.그러나 앞으로가 더 문제. 기상청은 곳곳에서 식수난을 빚고 있는 중부지방은 내달초까지도 비구경이 어렵고, 남부지방도 이달말에야 가랑비 수준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하고 있어 유례없는 가뭄피해가 우려된다.

▲ 강우량 예년의 20%

비구경이 '하늘에 별 따기' 보다 더 어려운 메마른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 이후 21일까지 중부지방에 내린 강수량은 예년 평균의 20%대 수준.

특히 경기 이천은 이 기간중 24.3㎜가 내려 예년 평균의 12%, 인천지역은 25.9㎜로 15%에 불과하다. 서울도 예년의 21%, 철원은 19%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비교적 많은 비가 내렸던 남부와 제주지역 강수량도 예년의 40∼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 농작물 피해 급증

가뭄이 계속되면서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모내기는 요즘이 적기. 그러나 경기지역의 경우 연천 240㏊, 안성 33㏊ 등 13개 시ㆍ군 137곳의 논 878㏊(약 260만평)가 농업용수 부족으로 모내기를 못하고 있다.

예년에는 이달초에 마쳤어야 할 참깨와 콩, 옥수수 등의 파종도 늦어지고 담배와 고추 등 일부 밭작물의 아주심기(정식으로 밭에 심는 것)도 지연되고 있다.

강원지역도 피해 면적이 확산되면서 철원 567㏊, 고성 337㏊ 등 1,005㏊의 논에 모내기를 못하고 있으며 밭작물도 50㏊ 가량 피해를 입었다.

기상청의 예보대로 중부지방에 다음달초까지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전체 농경지 면적의 26%에 달하는 2,622㏊(약 800만평)가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끔찍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농민들이 가뭄 장기화에 대비해 모내기를 서두르고 있지만 절대적으로 물이 모자라 효과가 별로 없다"며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아 지하수 확보에도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가뭄 피해가 남쪽으로 확산되면서 경북에서도 농민들과 농업기반공사 사이에 농업용수 공급을 놓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으며 안동과 영주, 봉화 등 북부지역에서는 마늘, 양파 등의 밭작물 피해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 곳곳 식수난 고통

지난 13일 한탄강취수장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상수도 공급이 완전 중단돼 주민들이 큰 고통을 받은 경기 동두천지역은 18일 팔당 광역상수도가 긴급 개통돼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상수도가 다시 끊기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포천군 상수도계 전모(36)씨는 "한탄강 상류지역의 소수력발전댐의 수량을 조절해 물을 생산, 공급하고 있지만 식수원이 말라가고 있어 이달말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 다시 급수난을 겪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천과 포천지역도 조만간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제한급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남부지방에도 식수난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경북 예천군 예천읍 노상리는 지난 16일부터 제한급수가 실시되고 경주시 안강읍에서도 제한급수가 이뤄지고 있다.

또 전남 완도군과 신안군, 경남 통영시와 남해군 섬지역에서도 제한급수가 실시되면서 주민들이 육지로 나와 물을 길어가는 진풍경까지 나타나고 있다.

제주 북제주군 한림읍 중산간지역 14개 마을에서도 한라산 어승생수원지의 저수량 감소로 제한급수가 이뤄지고 있다.

▲ 용수ㆍ전기생산 '적신호'

용수 공급은 물론 전기 생산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소양강댐의 수위는 예년의 170.2㎙보다 7.8㎙나 낮은 162.4㎙. 한전 관계자는 "소양강댐은 앞으로 한달 이내에 많은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발전방류제한 수위인 150㎙까지 떨어져 용수공급과 발전이 모두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전국의 농업용 저수지의 저수율도 현재 평년 보다 3%포인트가 적은 88%를 기록하고 있어 비가 내리지 않는 한 농업용수 부족은 더욱 심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 대책 마련 부심

정부와 여당은 21일 용수난을 겪고 있는 경기와 강원지역 농가에 긴급자금 83억원을 지원키로 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으나 관계자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비가 내리지 않는 한 '백약이 무효'이기 때문이다. 경기도도 최근 가뭄피해 대책비 60여억원의 지원을 중앙정부에 건의한 데 이어 19일부터 18억원을 긴급 투입, 가뭄지역에 관정을 개발하는 등 피해 최소화에 나섰다.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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