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의 여성범죄 전담 수사관실이 '여성인력난'때문에 문을 연 지 1년만에 폐지됐다.검찰 관계자는 20일 "최근 임기가 끝난 김정옥(金貞玉ㆍ37ㆍ여) 수사관의 후임자를 찾을 수 없어 부서를 폐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여성범죄 전담 수사관실은 최근 10년간 290%의 증가율을 보일 정도로 급증한 여성관련 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서울지검 특수1부 산하에 설치됐다.
초대 실장인 김 수사관은 특수부 사상 첫 여성 수사관이라는 점 때문에 주목을 끌었으며 여성 피의자와 피해자들을 세심하게 다뤄 많은 수사성과를 올렸다는 평을 들었다.
문제는 이번 달 초 서기관(4급)으로 승진해 법무부 보호과로 자리를 옮긴 김 수사관의 뒤를 이을 여성 후임자가 없다는 것.
현재 검찰 전체의 여직원은 138명에 달하나 행정고시 출신인 김 수사관 외에는 모두 6급 이하라 5급인 수사관 자리를 맡을 적임자가 없다.
검찰은 김 서기관에게 계속 수사를 맡기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서기관이 사무관 직급인 수사관을 맡은 전례가 없어 막판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부에서는 한때 남성 수사관 배치라는 '고육책'까지 고려됐으나 지원자가 없는데다가 여성범죄 전담부서의 취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견해가 많아 역시 무산됐다.
검찰 관계자는 "여성수사관 부임 이후 그 동안 피해사실 노출을 두려워해 망설이던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제보에 나서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며 "부서 존속을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했으나 뾰족한 수가 없다"고 아쉬워했다.
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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