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HOTELier' 고객관리지배인 마가렛 키의 하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HOTELier' 고객관리지배인 마가렛 키의 하루

입력
2001.05.19 00:00
0 0

호텔은 이제 부유층만의 전용공간이 아니다. 숙박의 기능 외에도 다양한 부대시설들이 있어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있다. 최근 MBC드라마 '호텔리어'에서 보듯 호텔을 일터로 꿈꾸는 사람들도 많다. 일반에게 가깝게 다가온 호텔. 그러나 아직도 호텔에 들어서면 긴장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객관리 지배인 마라렛 키의 하루

"20XX호 손님에게 배달된 비행기표를 전해드려야 하고, 싱가포르에서 입국하는 VIP 손님이 공항에서 타고 올 밴을 준비해야 합니다. 내일 오전에 있을 독일 상공회의소 행사 체크도 잊지 마세요."

오후 2시. 오전 근무자들과의 인수인계로 마가렛 키(29ㆍ여) 힐튼호텔 고객관리지배인(GROㆍGuest Relations Officer)의 일과는 시작된다. 그의 자리는 사무실이 아니다. 호텔 프론트 데스크 맞은 편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당직지배인용 책상에서 고객을 상대하는 것이 일차 임무다.

당직데스크는 호텔 내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에 대처하고 손님들의 불만사항을 처리해주는 서비스센터 겸 상황실. 객실에 불이 들어오지 않거나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사소한 일부터 바에서 싸우는 손님을 말리고 응급환자를 처리하는 일까지 24시간 내내 호텔의 모든 일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자리다.

인수인계를 마친 마가렛 지배인은 이날 새로 투숙할 예정인 VIP 고객들의 방이 제대로 준비되어 있는지를 점검하러 나섰다. 그는 장종욱(39) 수석당직 지배인을 보조하며 VIP 고객에 대한 서비스도 맡고 있다.

오늘 손님은 호텔을 벌써 25번째 방문하는 단골이다. 손님의 기호에 맞게 초콜릿, 과일, 와인 등이 마련됐는지 살펴보는 그의 눈길이 꼼꼼하다. 그가 업무를 처리하는 사이 장 지배인의 호출기가 계속 울려댄다.

20층 일본 투숙객의 개인금고가 열리지 않는다는 서비스센터의 전화도 계속된다. 장 지배인은 "며칠 전 전기점검 때문에 금고가 말썽을 부려 오늘 8번째 객실에 올라갔다"며 "그래도 큰 사건이 터지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객실 점검을 마친 마가렛 지배인은 로비와 비즈니스 클럽을 돌아다니며 외국인 고객의 불만사항을 알아본다. 호텔 장기투숙 고객인 미국인 케이스 미첼(42)씨는 "호텔 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시설이 아무리 편해도 마음이 편치 않은데 직원들의 친절한 응대 덕에 내 집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각 호텔마다 장기투숙객의 비율은 대략 20%. 이들과 직원이 함께 하는 파티가 세탁소, 주방 등에서 열리기도 한다.

오후 5시. 저녁 식사시간이 되자 그는 지하 1층 직원 식당으로 향한다. 호텔이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화려함 이면에는 '호텔 직원은 정문이 아닌 지하나 뒷편에 따로 나 있는 직원 출입구를 통해 출입해야 한다'는 서글픔도 있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미국에서 태어난 마가렛 지배인은 연세대학원에 공부를 하러 왔다가 1년 전부터 호텔 근무를 시작했다. "사람을 만나는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호텔리어라는 직업이 마음에 들어요.

화려함보다는 호텔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정을 전할 수 있는 따뜻함을 더 많이 느끼게 돼요." 마가렛 지배인이 호텔과 호텔리어라는 직업을 사랑하는 이유다. "최근 드라마에서 호텔리어의 생활이 방영되고 있지만 손님과 다툰다든지, 팁을 받는다든지, 주방에서 직원끼리 파티를 여는 것 등 왜곡된 부분이 많아 속상하기도 해요."

저녁이 되면서 로비가 북적거리기 시작한다. 비행기 도착 시간이 대부분 오후이다 보니 호텔에 묵는 사람들도 이 시간에 집중된다. 그는 현관 앞에서 외국인 투숙객들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안내를 맡느라 자리에 앉을 틈이 없다.

오후 10시 객실의 한 일본 손님의 귀에 솜이 막혔다는 연락을 받고 당직간호사와 함께 뛰어갔다 오면서 그의 일과는 끝이 났다. 당직데스크에는 또 다른 근무자가 앉아 야간 순찰을 준비하고 있다.

■호텔리어

호텔에 근무하는 사람을 호텔리어(hotelier)라고 부른다. 호텔의 최고 경영자인 총지배인부터 객실 청소를 맡는 룸 메이드까지 이들은 호텔리어라는 이름 하나로 묶인다.

우선 호텔 앞 현관에 도착하면 도어맨들이 있다. 키가 180㎝ 이상이어야 도어맨의 기본 자격을 갖춘다. 도어맨들은 주차대행(발레 파킹) 서비스를 주로 맡는다. 현관에 들어서면 만나는 벨맨. '벨보이'라는 잘못된 명칭으로 통용되기도 했던 이들은 객실로 전해지는 편지, 선물을 전달해 준다. 손님의 짐도 운반해 준다.

호텔의 심장부 역할을 하는 프론트 데스크는 객실부 소속이다. 호텔에 묵기 위해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곳인 만큼 대여금고 등 중요 시설도 많다.

호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조리부와 식음료부. 양식, 일식, 중식 등 각 요리별, 식당별로 주방장과 조리사들이 근무한다. 식당에서 근무하는 웨이터와 웨이트리스는 '버스보이'라는 보조업무에서 시작해 상당한 경력을 쌓아야만 맡을 수 있는 일이다.

객실 청소를 맡은 룸 메이드와 객실 관리를 담당하는 하우스키핑 업무를 하는 사람 외에도 세탁소, 전화교환실, 안전관리과, 객실 판촉담당 등을 맡는 다양한 호텔리어들이 있다.

이들을 모두 관장하는 호텔의 총지배인은 호텔리어들의 꿈. 서울 시내 15개 특1급호텔의 총지배인은 대부분 외국인. 보통 이사급 대우를 받고 호텔 내 아파트나 객실에 거주하며 호텔 운영을 책임진다. 특급호텔 총지배인의 경우 1급 총지배인 자격증을 따야 한다. 총지배인 밑에 부장급 부총지배인이 있고, 각 부서별로 지배인들이 있다.

호텔 경영을 책임지는 총지배인을 대신해 24시간 3교대로 호텔 내 사고와 고객 불편에 대처하는 임무를 맡은 당직지배인 역시 호텔리어들이 한 번쯤은 해보고 싶은 업무로 꼽힌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특급호텔 백 배로 즐기기

비싸고 고급스러운 느낌 때문에 이용을 꺼리게 되는 호텔. 의외로 적은 비용에 기분을 낼 수도 있고 시설을 최대한 알차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도 많다. 여행을 가서 이용하는 경우나 도심 특급호텔을 최대한 활용하는 길을 찾아보자.

◇ 호텔에 도착해서

특급호텔에 투숙하기 위해 예약은 필수. 미리 서둘러서 전화나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면 10~20% 정도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약 없이 오는 손님(walk in guest)들에게는 공시요금이 적용되기 때문에 할인혜택을 기대하기 어렵다.

호텔에 묵기 위해 체크인(check-in)을 할 때는 되도록이면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게 좋다. 호텔 규정상 체크인 때 일종의 지불보증이 필요하며 보통 방값의 1.5~2배 정도를 받아놓는다. 현금으로 지불하고 싶다면 일단 신용카드로 지불보증을 한 뒤 마지막에 현금으로 계산하면 된다.

◇ 객실에서

여행 중에는 귀중품 분실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히 크다. 특급호텔들은 대부분의 객실에 귀중품 보관금고를 갖추고 있다. 귀중품을 따로 모아 정리하면 부담감을 덜 수 있다.

미니바의 음료와 초콜릿, 술 등은 대부분 유료. 하지만 룸서비스로 물을 요구할 경우 공짜로 가져다 주기 때문에 객실에 비치된 전기포트를 이용해 차를 마실 수도 있다.

룸서비스는 24시간 가능하다. 식음업장 영업시간인 오후 10시 이전에는 각 식당의 메인요리를 비롯해 대부분의 음식을 방에서 맛볼 수 있고, 그 이후에도 기본적인 음식 서비스는 계속된다. 아침식사에 한해 문밖에 걸 수 있는 도어놉(doornop)이란 종이에 먹고 싶은 메뉴를 표시해 두면 원하는 시간에 식사를 배달 받을 수 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알차게 호텔시설을 이용해보자. 수영장, 헬스클럽은 투숙객에 한해 대체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식음료 업장도 호텔별로 일정한 시간에 할인 혜택이 있다.

◇ 호텔을 떠날 때

호텔에서 규정한 체크아웃 시간은 12시. 하지만 이것에 구속받을 필요는 없다. 프론트 데스크에 시간연장을 요청하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보통 오후 2시, 운이 좋으면 오후 3시까지 퇴실시간을 연장 받을 수 있다. 계산서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빼놓지 말자.

◇ 도심 특급호텔 즐기기

도심 호텔의 발레파킹(vallet parking) 서비스도 호텔 이용하기의 한 방법. 호텔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1만원 정도면 하루 종일 시간에 상관없이 주차할 수 있다.

시내 유료 주차장 요금이 2시간에 1만원 선인 것을 생각하면 결코 비싼 수준은 아니다. 서울 시내 특급호텔들은 또 여름과 겨울에 30~40% 할인된 가격으로 패키지 상품을 판매한다. 숙박뿐 아니라 사우나 이용권, 무료 음료권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이 때를 노려 호텔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