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대화가 북한의 전력보상 주장과 미국의 핵 투명성 검증 요구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북한은 16일 조선중앙통신의 상보 형식을 빌려 100만kw급 경수로 2기의 건설 지연에 따른 전력손실을 미국이 보상하지 않을 경우 흑연 감속로를 재가동하겠다는 뜻을 밝혀 1994년 제네바 핵 합의에 따른 핵 동결을 해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한은 그 동안에도 경수로사업 이행부진을 이유로 수차 핵 동결 파기를 위협해 왔기 때문에 이번 상보는 '핵 파기'보다 '전력보상'을 다시한번 요구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도 "북한이 그들의 주장을 실천에
옮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흑연감속로를 재가동하더라도 플루토늄 추출 때까지는 1년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데다 봉인돼있는 사용후 연료봉 8,000개를 재처리하려 할 경우에도 막대한 비용이 들고 안전에도 문제가 있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북한이 영변의 5MW급 원자로를 재가동하고 건설 중단된 50MW 및 200W급 원자로를 2,3년 후 완공해 얻을 수 있는 전력은 경수로 완공에 따른 전력의 10분의1정도에 불과한 점도 북한측이 제네바 핵 합의를 쉽게 파기하지 못하는 이유로 거론된다.
따라서 북한의 이번 주장은 핵 동결 파기보다느 전력보상 쪽에 무게가 실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03까지 넘겨주기로 한 경수로의 건설이 일러야 2007년께나 완공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공사 지연의 책임을 미국측에 물어 전력보상을 끌어내겠다는 속셈이라는 얘기다.특히 미국이 대북정책 검토를 끝낸 뒤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주장이 되풀이 되는 것은 향후의 협상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 된다.
하지만 미측은 경수로건설 지연은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등 원인을 제공한 데서 비롯됐기 때문에 전력보상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부시 미 행정부느 북한의 '과거 핵'과 경수로 건설 후의 '미래 핵'규명에 제네바 핵 합의만으로는 불층분하다고 보고 핵 투명성 확보를 위한 검증을 요구할 태세여서 양측간의 대립으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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