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지하(60)씨가 10년전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신문 기고문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워라'에 대해 처음 유감을 표명했다.김씨는 계간 '실천문학' 여름호에 실린 '대립을 넘어, 생성의 문화로'라는 김영현 실천문학 대표와의 대담에서 "그때의 상처가 젊은이의 가슴에 생각보다 더 아프게 새겨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돌아간 분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쓰리다. 유구무언이다"라면서 "이제 서로 잊고 웃음 속에서 다시 만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발언의 배경에는 생명사상이 깔려 있었다"면서 "인간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권력정치보다 생명이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고, 생명의 원리에 입각해 운동을 개편해 볼 용의가 없느냐는 것을 물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또 "흥분한 학생들에게 권유문으로 쓰지 않고 날카롭게 쓴 것도 잘한 것 같지 않다"면서 "칼럼을 발표한 뒤 젊은 영혼들이 환상으로 계속 나타나는 바람에 뜬눈으로 며칠 밤을 지샜다"고 덧붙였다.
1991년 5월5일 게재된 이 기고문은 시위 중 공권력에 희생된 강경대씨의 죽음에 항의하는 대학생들의 잇단 분신자살을 비판했다.
김씨는 발표 직후 민족문학작가회의에서 제명당했으며 재야 문인들로부터 "민중의 편에서 권력의 편으로 바꿔 앉았다"는 거센 비난을 받았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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