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에서 최근 '3여 합당'을 통한 정치권 새판 짜기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부쩍 커지고 있다.건강보험 재정파탄 및 4ㆍ26 재ㆍ보선 참패 등을 거치며 여당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자 민주당, 자민련, 민국당 등에서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범여권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3여와 알파 세력이 모여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 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만일 합당이 이뤄질 경우 민주당 내부의 당권ㆍ대권 분리론, 2단계 전당대회 실시론 등은 전혀 새로운 차원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당장 합당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이르면 9월 정기국회 직전, 늦으면 금년말ㆍ 내년초에 합당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자민련의 한 재선 의원은 "여권이 현 상태로 대선에 임하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꺾기 어렵다"며 "합당을 해야 대선 승리를 내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자민련의 다른 재선 의원도 "때가 되면 민주당에서 이적해온 의원들과 일부 자민련 의원이 가세해 합당 등을 주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명예총재의 측근은 "JP는 지금은 합당할 때가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연말쯤 JP가 어떤 판단을 할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우리 당은 대체로 합당을 원하고 있으며, JP와 자민련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고위당직자도 최근 무소속 강창희(姜昌熙) 의원을 만나 "연말에 범여권 세력이 모여 신당을 만들고 개헌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민국당 김윤환(金潤煥) 대표도 최근 민주당, 자민련 지도부를 만나 "세 여당이 합당을 통해 단일 후보를 내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당이 추진될 경우 대선 후보,당 총재 대표,총리 내정자 등의 역할분담이 거론되는 등 당권·대권 분리 논의도 새로운 차원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 김중권 대표는 17일 "3여가 합당을 추진할 경우 복잡한 문제가 많으므로 3당 정책연합 유지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자민련의 한 관계자도 "현재 자민련 의원중 절반이 합다에 부정적"이라며 '자민련 의원 전원이 합당에 함류할 수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성숙돼야 김종필 명예총재도 합당 추진을 결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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