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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집 페르마타낸 유희열 "토이類 발라드 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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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집 페르마타낸 유희열 "토이類 발라드 탈피"

입력
2001.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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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이고 애잔한 선율, 세련된 현악 편곡으로 프로젝트 앨범의 대명사처럼 자리잡은 '토이'유희열(30)이 2년 6개월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5집 '페르마타(Fermata)'는 '잠시 쉼'이라는 음악용어. "건강도 좋지 않고, 개인적인 일도 있어서 작업이 좀 길어졌습니다."그래도 긴 시간 동안 '만들고 싶은 만큼 만들었다'는 느낌이 든다. 총 18곡에 러닝타임도 70분이 넘는다.

'페르마타'는 앨범의 첫머리를 이끄는 연주곡목이기도 하다. 보사노바리듬이 몽환적이고 나른하다.

사카모토 류이치 같은 고적한 느낌의 '안녕 이제 안녕', 경쾌하면서도 쓸쓸한 '첫사랑'등 다섯 곡의 연주곡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곡의 분위기를 이끈다.

마치 영화 OST처럼 종합적인 구성이다.

객원 가수 대신 직접 노래까지 부른 타이틀곡 '좋은 사람'도 경쾌한 멜로디에 가슴 저린 가사가 담겼다.

'바람''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같은 전형적인 토이류(類)발라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전반적으로 곡 구성이나 악기 배치에서 음울하면서 쓸쓸하고 복잡미묘한 느낌이다.

"작업할 때 제 심정이 그대로 담겨 있어요. 상황에 관계 없이 곡들을 매끈하게 다듬기는 힘들었죠."

그래서 그의 앨범은 엄선한 포트폴리오라기보다는 기억하기 싫은 순간까지 속속들이 담아낸 기록사진첩에 가깝다. '토이'그리고 유희열이라는 뮤지션의 감성이 짙게 묻어나는 것이다.

5집을 '어렵다'고 느끼는 팬들도 있다. 그는 "단순명쾌한 곡들은 쉽게 물려 앨범에 넣기 싫었다"고 한다.

"사카모토 류이치나 팻 맨시니를 전혀 모르다가도 제 앨범을 듣고 좋아하게 된 사람들도 많아요"물론 처음부터 이런 '교육적'효과를 노린 것은 아니다. "발라드만 만들 수도 없고, 연주곡으로도 지평을 넓혀야죠"

유희열은 스스로를 가수라고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어디까지나 '프로듀서'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앨범을 내고 대중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이죠"이번 앨범에도 이승환 윤상 이적 이소은 롤러코스터 조트리오 등 절친한 가수들이 객원싱어로 참여했고 마치 악기를 배치하듯 곡의 특성에 따라 이들의 목소리를 적재적소에 놓았다.

후반 작업을 하던 지난 3월, 3년 6개월을 맡았던 MBC-FM '음악도시'진행도 그만두었다.

재기발랄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던 '시장님'이었기에 미련이 없진 않지만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졸업(서울대 작곡과)도 하고, 유학도 갈 생각입니다."5집에서 변화의 한자락을 선보인 유희열, 그가 프로듀서로서 어떻게 변모할지 기대된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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