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증보험에 공적자금 5조원이 추가 투입된다.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제7차 회의를 열고 서울보증보험에 출자방식으로 공적자금 5조원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공적자금관리위는 또 서울보증보험 부실경영과 관련된 책임을 추궁키로 하고 예금보험공사를 통해서는 민사상 책임을, 금융감독위원회에서는 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했다.
이와 함께 삼성자동차 회사채 대지급을 위해 요청된 6,000억원에 대해서는 삼성자동차 대주주 등에 대해 서울보증보험이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를 법률적으로 검토한 뒤 공적자금 투입여부를 다시 논의키로 했다.
추가 공적자금 5조원 중 1조원은 즉시 투입되며 나머지 4조원은 서울보증보험이 보증한 회사채 만기도래 상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투입된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출자방식으로 공적자금을 지원, 경영을 정상화하는 것이 국민경제적 손실을 감안한 공적자금 투입의 최소화와 효율의 극대화를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또 "경영이 정상화할 때까지 전체 회사채 보증잔액을 축소해 나가야 하며, 개별기업의 회사채 보증잔액을 현 수준보다 증가시켜서는 안된다"고 의결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公자금 투입의미
'청산'과 '공적자금 투입'을 놓고 논란을 벌였던 서울보증보험 처리가 공적자금 투입으로 최종 결론난 것은 이 문제가 잘못되면 자칫 금융권 전체의 부실로 연결된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번 결정으로 투신권이 대우채 굴레를 벗어나게돼 증권시장에 청신호가 됐지만, 작년 하반기 이후 신규보증이 급격히 늘어난 서울보증의 정상화 여부는 아직도 불투명하다.
▦ 부실의 원인
서울보증은 1998년 11월 대한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의 통합으로 출발했다. 두 보증사가 무분별하게 서준 회사채 보증 70조원(신용대출 등 보증총액은 140조원)을 떠안으면서 대형 부실 가능성이 이미 예견돼왔다.
99년 4조6,500의 공적자금을 수혈받으면서 회사채 보증규모를 12조원(작년말 기준)으로 줄이기도 했지만 대우사태와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존 회사채 보증분을 감당할 수 없고, 추가 신용보증이 남발되면서 5조원의 공적자금을 요청한 것이다.
▦대우채 굴레 벗어난 투신권
이번에 투입되는 5조원은 모두 대우 보증채 원리금 대지급에 사용되며 이중 3조5,000억원이 투신권에 투입된다.
서울보증이 현재 투신권에 연체한 대우채 이자지급분은 총6,800억원. 공적자금이 투입되면 투신권은 우선 밀린 이자분부터 받게되며, 앞으로 대우채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원리금을 상환받는다.
내년 상반기까지 총 13조원 규모의 대우채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차환 발행될 금액을 제외하더라도 투신권은 수조원의 유동성이 생기는 셈이다.
이 경우 투신권은 구조적인 악순환 구조(현금확보를 위한 채권ㆍ주식 매각→금리인상ㆍ주가하락→수익률 저하→고객자금 이탈→유동성 부족)를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공적자금, 이번이 마지막인가
이번에 투입되는 공적자금 규모는 작년 9월말 기준으로 작성돼 그 이후 도산한 워크아웃 기업이나 현대 계열사의 부실 가능성은 거의 고려되지 않았다.
더욱이 차환발행이라는 편법까지 동원, 이달 초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해 6,000억원의 보증을 다시 서주기로 했고, 현대건설 채무조정을 위해서도 투신사 보유분(5,400억원)중 상당액에 대한 보증이 불가피하다.
결국 금융시장의 붕괴를 막기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확실한 정상화방안이 서지 않는한 공적자금 추가투입은 불을 보듯 자명하다.
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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