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5년만의 정권교체를 이뤄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차기 총리의 중도우파연합이 선거에서 적대적인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국영 TV매체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숙청을 예고, 파란이 예상된다.새 정권에서 부총리 발탁이 유력시되는 우익 민족동맹(AN) 당수 지안프란코 피니는 15일 "국영 TV 네트워크 '라이(Rai)'의 선거 보도가 편파적이고 선정적이었다"면서 "상ㆍ하원 지도부 구성이 완료되는 6월 중순께 국영 TV 경영진을 대폭 교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는 3개의 TV방송과 여러 개의 라디오 채널을 소유하고 있다.
편파논란의 핵심은 베를루스코니의 재산축적 과정을 비판적으로 기술한 책의 저자 인터뷰를 방영한 '정치 풍자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이 방영된 직후 베를루스코니 측은 편파보도 시비를 제기, 정치권에서 선거보도에서 정치풍자의 허용한계를 놓고 큰 논쟁이 벌어졌었다.
그러나 다수의 이탈리아 언론들은 당시 라이 TV의 보도는 균형있는 것이었다는 입장이다. 라이 TV 경영진이 정치적으로 임명된 인물로 구성돼 있긴 하지만 이번 선거보도에서 정치적 편향성은 없었다는 평이 일반적이다.
오히려 반대파들은 이번 인사태풍을 계기로 집권연정이 베를루스코니가 소유한 3개 민영 TV에다 국영 TV까지 손안에 넣어 이탈리아 언론을 완전 장악하는 사태가 초래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베를루스코니는 미디어세트 TV 그룹의 3개 TV 채널과 최대의 주간지 파노라마, 일간지 등 거대 미디어그룹을 소유하고 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