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경기에도 불구하고 대표적 사행산업으로 꼽히는 경마사업이 급팽창, 한탕주의에 물들어가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16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과천과 제주 경마장 등 2곳을 통해 거둬들인 매출액은 4조6,254억원이나 된다.
이는 3조4,230억원이었던 99년보다 35.1%(1조2,024억원)나 급증한 액수로 8년 역사끝에 문을 연 인천국제공항 총공사비(7조8,000억원)의 60%에 해당하는 천문학적인 규모다. 이를 경마개장일(94일)로 환산할 경우 하루에 494억원의 거액이 경마장에 뿌려졌다는 계산이 나온다.
96년 2조7,973억원에 불과했던 경마 매출액은 97년 3조원대(3조2,760억원)를 돌파한 데 이어 99년 3조4,230억원을 기록한 뒤 올해 4조원대에 올라서는 등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마사회가 챙기는 돈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마사회는 지난해 2,537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전년(1,546억원)보다 64.1%나 늘어난 수치다. 마사회는 정기추정손실액 77억원을 제외한 2,460억원 중 절반을 자체 적립하고 나머지는 축산발전기금 등 특별적립금으로 출연하게 된다.
경마장도 갈수록 만원이다. 96년 735만명 수준에 그쳤던 경마장 입장 인원은 99년에 1,000만명을 돌파(1,008만명)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1,155만명으로 불어났다.
눈여겨볼 대목은 입장인원의 증가율(14.5%)에 비해 매출액 증가율(35.1%)이 두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99년에 입장객 1명이 평균 34만원의 돈을 쓰고 간 것과는 달리 지난해에는 입장객 1명당 매출액이 40만원으로 늘어났다.
그만큼 배팅액이 커졌다는 이야기다. 마사회 관계자는 "경륜의 경우 경마매출액 증가율을 3배이상 앞지르고 있다"며 "세원확보를 위해 지자체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어 경마매출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