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일짜리 실장인데 명패와 명함을 준비해야 하는 겁니까. 업무보고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15일 노동부에서는 박길상(朴吉祥) 근로기준국장이 1급인 고용정책실장으로 승진, 임명되자 대혼란이 빚어졌다.
박 국장을 1급으로 승진시키기 위해 고용정책실장으로 발령만 내놓고 2주일 정도의 신원조회절차만 거친 뒤 곧바로 김용달(金容達ㆍ1급) 청와대 노동비서관과 교체할 것이라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편법인사 논란이 일자 김호진(金浩鎭) 장관이 나서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항변하고 나섰고, 언론사에까지 전화를 걸어 기사화하지말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이번 인사는 김 장관의 말대로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상식에 벗어난다.
우선 우리 사회의 최대현안중 하나인 실업문제를 총괄하는 고용정책실장을 '2주일짜리'로 발령낸 점은 당혹감을 자아내게 한다.
나아가 이번 인사의 속내를 보면 '너무 했다'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최근 들어 청와대 노동비서관 자리는 노동부 간부사이에 가고 싶지 않은 자리로 통한다.
그 때문인지 '우는 아이에게 떡 주는 식'으로 고용정책실장이라는 1급 자리에 승진시킨 뒤 2주일만에 다시 바꾸는 '이상한 방법'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국장이 노동부 내에서는 청렴결백하고 일 잘하기로 명성이 나있어 1급 승진 자체에는 문제가 없잖아요."(노동부 간부의 해명) "그렇다 치더라도 비상식적 인사로 조직의 기강과 원칙은 엉망이 된 거잖아요."(한 직원의 항변)
노동부가 어느 쪽의 말을 귀담아 들을지 지켜볼 일이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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