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에 대한 정책검토가 완료되면 미측이 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북한측과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고 콜린 파월 미 국무부 장관이 14일 말했다. 파월 장관의 발언은 지난주 방한했던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의 언급을 재확인한 것으로서 최근 대북식량지원 재개 등 미국의 대북유화 분위기와 관련해 주목된다.파월 장관은 이날 국무부에서 CNN과 단독회견을 갖고 "우리는 일이 순조롭게 진행돼 적절한 시기에 북한을 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면서 "북한과의 대화는 정책검토가 완료된 후 우리가 선택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3월7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대북 화해노력과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미국이 대북포용을 재개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고 강조하고 "그러나 당시에는 새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검토중이었기 때문에 대화를 재개할 태세를 갖추지 못했었다"고 밝혔다.
파월 장관은 "아직 정책 재검토가 끝난 것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미국은 북한의 향후 행동을 감시하고 검증하는 데 어떤 체제가 필요한지 확실히 파악하고 난 뒤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월 장관은 앞서 이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성명을 통해 대북 수교 결정을 발표한 데 대해 "그것은 EU가 선택해야 할 사안"이라면서 "이에 대해 비판적으로 할 말은 없다"고 말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대변인은 또 "EU가 한반도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하고 "미국은 북한의 국제사회 참여증대와 북한에 대한 포용을 긍정적인 것으로 간주해왔다"고 말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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