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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이 서류' FBI 은폐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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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이 서류' FBI 은폐논란

입력
2001.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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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클라호마 시티 연방청사 폭파범 티모시 맥베이(33)에 대한 사형집행 연기파문이 수사를 맡았던 연방수사국(FBI)의 조직적 기록 은폐 가능성으로 비화하는 등 사건 배후의 진상을 놓고 논란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일단 존 애시크로프트 법무부 장관이 13일 "다음달 11일로 연기된 사형일자가 다시 늦춰지는 일은 없을 것" 이라고 확언, 맥베이의 사형집행에 더 이상의 변수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변호인단이 '새로운 정황' 을 들어 사형일자 재 연기는 물론 새로운 재판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지만, 법원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법조계의 대다수 의견이다.

FBI의 서류누락만으로 정부측 책임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새로 주어진 한달간의 시간이 누락된 서류를 검토하는데 충분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FBI가 서류 누락을 사전에 알고 있었으면서도 보고하지 않는 등 이번 사건의 축소ㆍ은폐 가능성과 FBI 조직의 관료화 및 비효율성이 정치적 쟁점으로 부각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이 사건의 지휘를 맡았던 FBI의 대니얼 디펜바우 수사책임자가 지난 3월 누락된 서류가 있다는 것을 처음 확인했으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를 루이스 프리 국장을 비롯, 워싱턴의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때문에 관련서류의 존재를 상급자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은 것은 수사 책임자로서 있을 수 없다는 당연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면아래 잠복해 있던 여러 음모론도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다른 공범이 있으며, 진실이 너무 충격적이기 때문에 FBI가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것부터 정보원이 맥베이의 범행계획을 사전 인지했으나 이를 제때 수사당국에 알리지 않았다는 것, 맥베이에 대한 유죄평결을 신속히 끌어낼 목적으로 사건이 조기 종결됐다는 등 갖가지 루머가 나돌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FBI 요원의 엘리트주의와 관료주의를 지적하며, 이 같은 자기중심적 '카우보이' 문화가 원인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프리 국장도 이런 문제점을 심각히 인식했으나, 반목과 파벌 문화에 눌려 힘을 쓰지 못했다는 게 전 법무부 고위 관리의 증언이다.

지난해 핵기술 유출혐의로 체포했다 잘못된 수사로 석방된 중국계 과학자 리원허(李文和) 사건, 로버트 핸슨 전 FBI 요원 간첩사건 등 일련의 사건은 권력화 한 FBI 조직의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부각된 사례라는 지적이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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