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피플파워' 중간평가지난 1월 민중 봉기로 정권이 교체된 후 정치ㆍ사회 불안이 가시지 않는 필리핀에서 14일 중간선거가 치러진다.
상ㆍ하원 의석 일부와 지방ㆍ기초 자치단체장 등을 뽑는 이번 선거는 권좌에서 쫓겨난 조셉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의 뒤를 이은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의 정통성에 대한 판가름은 물론 정국 안정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원의원 24명 가운데 13명과 하원의원의 절반인 262명, 전국의 지방ㆍ기초 자치단체장 1만 7,000명을 뽑는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은 아로요 대통령의 '피플파워 연합'과 에스트라다의 '대중혁명당'의 대결이다.
피플파워 연합이 승리할 경우 헌법의 권력 승계 원칙에 따라 대통령 자리를 물려 받은 아로요 대통령은 국민의 신임을 얻어 정통성을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반대 경우엔 거액 횡령 혐의로 수감된 에스트라다가 자신의 석방을 이끌어내고 정치적으로 반격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이럴 경우 필리핀 정국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악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에스트라다는 1일 벌어진 5만 여 지지자들의 시위로 이미 자신감을 회복한데다, 선거를 앞두고 아로요 정권으로부터 ▦진찰을 위한 병원 이송 ▦옥외 투표 등의 양보를 얻어낸 상태다.
선거의 관심은 특히 상원 의석에 맞춰져 있다. 여론 조사에서는 대통령 다음으로 비중 있는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원 의석이 피플파워 연합 8석, 대중혁명당 4석, 무소속 1석으로 돌아갈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가 이대로라면 아로요 대통령은 상원에서 꼭 절반의 지지 세력을 갖게 되며 불안하지만 정국 안정을 위한 어느 정도의 기틀은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선거에서 아로요 대통령쪽이 승리하더라도 정치ㆍ사회 불안이 가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역대 선거가 그랬듯이 이번 선거에서도 후보 16명을 포함해 5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야권의 주요 후보들이 구속ㆍ수배된 상태에서 선거가 치러져 선거 불복의 불씨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이탈리아 총선
이탈리아와 스페인 바스크 지방에서 13일 총선 및 지방의회 선거가 실시됐다. 이탈리아에서는 현 좌파 정권이 재집권에 성공할 지, 스페인에서는 21년 만에 친 스페인계 정당이 의회를 장악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탈리아 상ㆍ하 양원 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는 프란체스코 루텔리가 이끄는 집권 중도좌파 ‘올리브나무 동맹’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중도우파 야당연합 ‘자유의 집 동맹’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정치 분석가들은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베를루스코니 후보가 4% 포인트밖에 앞서지 않았고, 루텔리 후보가 그 격차를 좁히고 있어 두 세력간 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실업률 감소 및 일자리 창출, 범죄증가 대책 등 양측의 공약상 큰 차이가 없는데다, 전체 유권자 4,950만 명 중 4분의 1이 투표할 정당을 결정치 못한 것으로 나타나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도 근소한 차로 승패가 갈려, 2차 대전 후 거의 매년 총리가 교체된 특유의 ‘회전문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페인 바스크 지방선거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회 의원 75명을 뽑는 이번 선거는 바스크 분리주의자들의 테러위협 속에 치러졌다. 스페인 집권 여당인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총리의 국민당(PP)과 야당인 사회노동당(PSOE)이 연합세력을 구축, 지난 21년간 바스크 지방 의회를 지배해온 반 스페인계 바스크지역 정당인 바스크국민당(PNV)을 누르고 과반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스페인 북부에 위치한 바스크 지역은 ‘바스크 조국과 자유(ETA)’를 주축으로 33년 동안 강력한 유혈 분리 독립운동이 전개돼 왔으며, 지금까지 800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총선 이틀전인 11일에도 ETA의 소행으로 보이는 차량폭탄테러가 수도 마드리드에서 발생, 14명이 부상했다.
/로마ㆍ마드리드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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