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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빛과 그늘] 中 과학관 사이트들 한국과학史 무시·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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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빛과 그늘] 中 과학관 사이트들 한국과학史 무시·왜곡

입력
2001.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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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국 베이징(北京)의 중국과학기술관에서는 '노벨상 100년 과학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이 특별전시회는 6월부터 지방 전시에 들어갈 예정이다.하기는 1, 2월 두 달 동안에는 다른 특별전시회도 열렸는데 '게놈과 우리들'이었다. 인터넷 '인민일보'(www.peopledaily.com.cn)를 통해 알게 된 일이다.

과학관 사이트를 들어가니 관장의 인사말이 뜨는데, 관장 왕유생(王愉生)은 바로 얼마 전까지 중국과학사연구소 부소장을 맡고 있던 나도 잘 아는 과학사학자가 아닌가.

그래서 더 관심있게 그 사이트를 여행해 보았다. 여기(www.cstm.org.cn)에는 사이버 전시장이 실제 그대로 뜨는데 1~3층은 현대 과학관, 4층이 중국 전통과학관이다.

4층에 전시된 내용은 중국이 자랑하는 전통과학의 알맹이가 모두 열거돼 있었다. 청동기, 수운의상대(고대의 물로 움직이던 천문기구), 방직기술, 활자인쇄, 도자기, 건축, 지동의(地動儀ㆍ2,000년전 세계 최초의 지진 측정 기구), 간의(簡儀ㆍ세종 때 우리나라에도 있었던 천문 관측 장치), 편종(編鐘ㆍ악기), 해시계(日晷), 기리고차(記里鼓車ㆍ고대의 미터기 달린 수레), 화약, 의약학, 나침반, 지남거(指南車ㆍ항상 남쪽을 향하는 장치를 단 고대의 수레) 등이 전시물과 함께 설명돼 떠올랐다.

인쇄기술 전시실에 들어가 보니 인쇄술은 중국에서 발명돼 먼저 조선,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여러 국가에 전해지고 그 다음 서양에 전해졌다고 설명돼 있다.

물론 중국의 인쇄술이 뒤에 독일의 구텐베르크(谷登堡)에 전해져 서양사회의 발달을 가능케 했다는 설명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어디에도 한국의 공헌이 특별히 지적된 대목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일본의 교과서 왜곡에만 흥분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쪽에서 중국 사람들은 한국의 과학적 성취를 무시하고 그들 편한대로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나라마다 자기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하고, 왜곡하는 셈이다. 역사는 자본주의 시대의 문화 상품이며 선전물이다.

한국민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도 우리 과학사의 자랑스런 부분을 배우고 익혀 외국에 알리려는 노력은 한시라도 게을리해서는 안되는 인터넷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끝)

박성래(한국외국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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