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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B 참석 국제금융인이 본 한국 "한국 향후 1년이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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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B 참석 국제금융인이 본 한국 "한국 향후 1년이 고비"

입력
2001.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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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하이닉스.대우車등 효율적 구조조정이 앞날좌우'한국경제, 향후 1년이 성패를 가를 것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한 국제 금융계 인사들은 외환위기이후 5년이 되는 내년 중반까지의 1년 여 기간이 한국 경제의 생사를 결정할 중대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적인 투자금융그룹인 USB워버그의 마크 드위 아시아재무본부장은 12일(현지시간) "한국은 그동안 정부와 기업, 금융기관의 개혁 노력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투자 매력이 높은 나라라는 인식을 국제금융계에 각인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아직 한국 경제에는 현대건설, 하이닉스반도체, 대우자동차 등 '빅3'와 같은 불안전한 요소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앞으로 1년 여 동안 얼마나 효율적으로 기업 구조조정을 펴나가느냐에 따라 신경제체제로 도약할 수도, 또는 일본형 경제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금융계 인사들은 한국의 개혁 추진력에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일본도쿄증권 타다오 소에지마 사장(일본증권업협회 부회장)은 "일본 금융계 내에서는 현재 구조조정전문회사를 통한 부실채권 처리와 금융ㆍ기업 구조조정 등 현안을 '한국형 모델'로 처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고 밝혔다.

타다오 사장은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고용 문제를 벤처와 하이테크산업 육성으로 해결해 나가는 한국의 해법은 침체된 경제를 '업그레이드'하는 최선의 모델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금융인들은 그러나 미국 경제 회복과 한국 경제 활력과 직결돼 있으므로 미국 경제가 완연한 회복기에 접어들 때까지는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 로버트 호매츠 부회장은 "미국의 정보통신(IT) 산업 경기가 '바나나형'으로 상당한 기간에 걸쳐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며 "이 경우 반도체, 컴퓨터 등 미국 쪽에 정보통신 관련제품 수출을 많이 하는 한국 경제도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만큼 정부와 민간이 비상한 자세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미쓰비시금융그룹 요시자와 부행장도 "한국의 구조조정이 상당히 진전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아직도 굵직한 현안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으므로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정부와 민간이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나이스 前IMF 亞·太국장

"한국은 그동안 세계가 놀랄 정도로 상당한 개혁성과를 거뒀지만 세계경기 침체라는 무서운 복병을 만난 만큼 '마라톤의 마지막 스퍼트정신'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국장을 역임한 휴버트 나이스 도이치은행 아시아태평양 담당회장(사진)은 12일(현지시간)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 등 선진국 경기 침체로 시장 위축 상황에 직면한 한국이 살 길은 제품력 향상과 뼈를 깎는 구조조정 밖에 없다"고 말했다.

1997년 말 한국에 환란이 닥쳤을 때 국제통화기금(IMF)에서 한국의 환란 극복 책임자로 활약했던 그는 지난해 1월 퇴임한 이후 도이치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나이스 회장은 "만일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등 세계경기 침체라는 변수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한국은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경기 침체 여파로 예상보다 큰 폭으로 수출이 줄어들고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서 제2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우선적으로 정부가 재정, 통화정책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경기 진작을 유도해야 하겠지만 기업ㆍ금융부문에 대한 구조조정도 더욱 강도 높게 펴나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나이스 회장은 "도이치은행이 지난해 4월부터 서울은행의 경영을 위탁받아 자문해주고 있으며 오는 6월말까지 정부지분을 해외에 매각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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