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환경단체인 그린피스(Green Peace)의 해상시위를 보는 것 같았어요."11일 오후. 연세대생 20여명이 서강대교 근처에서 직접 보트를 타고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으로 가 '국가보안법 폐지'가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국내 최초로 '수상시위'를 벌인 것.
최근 들어 묘안을 짜낸 기발한 시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법조항의 허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시위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
'나홀로 시위'에 이어 여러 명이 20㎙ 이상의 간격을 두고 벌이는 '줄'시위가 등장, 외국대사관 인근에서의 시위를 금지한 법 조항은 무용지물이 되다시피했다.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을 항의하기 위해 네티즌들이 일본 문부성 사이트를 공략하는 등의 '사이버 시위'는 이미 일반화한지 오래.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MD)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회원들은 방한한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이 가는 곳마다 쫓아다니는 '그림자 시위'와 차량으로 미 대사관 주위를 계속 순회하는 '차량순회시위'를 벌이며 미국측에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또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삼림 훼손을 막기 위한 환경단체들의 노력은 나무 위에 텐트를 치고서 시위를 벌이는 '나무위 시위'를 탄생시켰다.
이 같은 시위 문화에 시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회사원 최모(32)씨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도 자신의 주장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시위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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