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말론이 메일맨(우편배달부)이라면 나는 메디신맨(약장수)이다.' 조국 콩고민주공화국(구 자이레)에 의약 지원을 거듭해 '약장수'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디켐베 무톰보(필라델피아)는 지금 행복해 죽을 지경이다.올해 개인통산 4번째 수비상을 받으며 소속팀을 미 프로농구(NBA) 동부지구 플레이오프 4강에 진출시킨 것도 가슴벅찬 데 자신이 추진한 병원이 드디어 9월 착공하기 때문이다. 콩고의 수도 킨샤샤에 들어설 병원(300병상)의 건립비는 4,400만달러.
무톰보는 지난 해 350만달러 기부를 약속했고 패트릭 유잉, 알론조 모닝 등 동문, 동료들의 기부금을 포함해 300만달러를 추가로 모금했다. 아직 턱도 없는 모금액이지만 무톰보는 미국 정부라도 설득, 끝까지 병원 건립을 책임질 각오다.
무톰보가 병원 건립에 매달리는 이유는 1998년 어머니 마리가 약 한번 못쓰고 심장발작으로 사망한 것 때문이다. 킨샤샤에 병원이라고는 달랑 하나밖에 없고 '집에서 앓다 병원에 죽으러 간다'는 말처럼 콩고의 의료환경은 최악이다.
모기에 물려 죽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 때문에 원래 의사가 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무톰보로서는 더욱 병원 건립에 매달리게 됐다.
의약지원, 유엔개발계획 봉사활동 등으로 미 백악관 대통령봉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무톰보는 "우리 속담에 승강기를 타고 꼭대기로 올라갔으면 뒷사람을 위해 꼭 1층으로 되돌려 놓으라는 말이 있다"면서 "할 수 있다면 남을 도와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앨런 아이버슨,무톰보가 버틴 필라델피아는 이번 플레이오프서 챔피언전 우승을 노리고 있다.
한편 11일(한국시간) 샬럿콜리세움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회전 3차전서 저말 매시번이 36점을 몰아넣은 샬럿이 글렌 로빈슨(23점)이 분전한 밀워키 벅스를 102_92로 꺾고, 2패뒤 첫승을 거뒀다.
이범구기자
lbk1216@hk.co.kr
입력시간 2001/05/1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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