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가 금지된 서울 마포구 상암택지개발지구 입주권이 불법 유통되고 있다.10일 서울시와 도시개발공사에 따르면 최근 상암지구 입주권(속칭 딱지) 사기가 속출하면서 피해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상암지구 딱지란 월드컵주경기장 옆 상암택지개발지구내 원주민과 각종 도시계획사업 철거민에게만 주어지는 아파트 입주권으로 아직 분양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전매할 수 없다.
그러나 일부 부동산중개업소에서는 가처분신청이라는 편법을 동원해 불법거래를 알선하고 있다.
딱지 거래에 가처분신청이 악용되는 것은 입주권 매수자가 법적인 보장을 받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내기 때문.
예를 들어 입주권을 받은 A씨로부터 입주권을 산 B씨가 법원에 A씨를 상대로 소유권 이전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뒤 결정문을 받으면 이때부터 결정문은 사실상 입주권 증서처럼 사고 팔리는 것이다.
그러나 A씨가 다시 C씨나 D씨에게 입주권을 팔아도 최초의 매수인은 이를 알 수 없는데다 최근에는 아예 무자격자가 가짜 입주권을 파는 사례까지 속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상암지구 입주권 3,510호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550호가 이미 가처분신청을 받은 상태이고 이중 300여호는 무적격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도시개발공사는 뒤늦게 이 같은 내용을 법원에 통보했지만 피해를 막기는 힘들 전망이다.
한편 대규모 공지로 남아 있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과 송파구 문정동 일대가 곧 개발될 것이라는 헛소문도 유포되고 있어 선의의 피해가 우려된다.
또 최근 모델하우스를 중심으로 무허가 중개업소인 '떴다방'이 난립해 단기 고액 프리미엄 보장 등을 미끼로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
시 관계자는 "최근 각종 개발 관련 헛소문을 통해 한탕주의 투기를 부추기는 사례가 늘고 있어 단속을 강화키로 했다"며 "구청에서 단속을 꺼리는 경향이 있어 구청간 교차단속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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