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비리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이승구ㆍ李承玖 부장검사)는 10일 서울 모대학 전 대학원장 K씨의 아들이 박노항(朴魯恒) 원사를 통해 병역을 면제받은 혐의를 포착, 박 원사와 군의관을 상대로 사실여부를 조사키로 했다.K씨 아들은 1998년 병역비리 수사 당시 97년 고도근시로 면제판정을 받은 경위에 대해 조사를 받았으나 박 원사의 도피로 구체적인 청탁사실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K씨는 전화통화에서 "98년 조사에서 아무런 처분을 받지 않았다"며 "절대 병역면제 청탁을 하지 않았고 아들의 진단서도 공개할 수 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또 박 원사와 공모, 신검용 CT필름을 바꿔치기 해준 서울 S병원장 이모(46)씨 등이 박 원사 도피 후 병역면제에 사용된 100여건의 CT필름 자료를 폐기한 사실을 확인하고 11일 이씨를 소환, 폐기한 자료의 내역을 확인키로 했다.
검찰은 박 원사 구속 후 처음으로 이날 98년 138건의 병역비리를 주도한 혐의로 수감중인 원용수(元龍洙) 준위를 소환했으며, 술집 주인 등 병역면제 청탁자 2명과 전ㆍ현직 군의관,병무청 직원 7~8명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특히 대질신문을 통해 박 원사가 원 준위로부터 1억7,000만원을 받고 12명의 병역면제에 개입한 경위 등을 집중 추궁했다.
한편 군검찰은 이날 박 원사의 초기 도피과정에 결정적 도움을 준 사람은 당시 모 변호사 사무장이었던 최모씨였다고 밝혔다.군검찰은 박원사가 98년 5월25일 아침 출근길에 국방부 인근 다방에서 최씨로부터 "원용수 준위가 다 불었으니 몸을 피하는게 좋겠다"는 말을 듣고 최씨 사무실로 갔다가 최씨집에서 함께 잔 뒤 도피생활로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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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2001/05/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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