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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낙하산임원 '선심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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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낙하산임원 '선심 경영'

입력
2001.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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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공사와 주택공사, 가스공사, 한국전력 등 상당수 공기업들이 감사원 지적을 무시하고 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개인연금을 계속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최근 공기업 낙하산 임원들의 선심성 경영이 이어지면서 공기업 개혁이 후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9일 정부와 공기업 등에 따르면 거의 대다수 공기업들이 단체협상을 근거로 사내근로복지기금에서 직원들에게 개인연금 등 명목으로 일인당 5만~11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해 5월 공기업 개혁실태 조사를 통해 이를 시정토록 하고, 이를 어길 경우 사장을 비롯한 임원 평가에 반영할 방침임을 천명했다.

한전 관계자는 그러나 "직원 복지후생과 관련된 사항은 현행법상 노사협의를 거쳐야 한다"며 "사측에서는 단협 개정을 추진중이지만 노조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또 경영진의 입장을 감안해 노사가 이면계약을 통해 이를 다른 명목으로 바꿔 지급하는 곳도 상당수다. 한국토지공사의 경우 일괄적으로 매달 9만원씩을 개인 급여통장에 입금하고 있으며, 주택공사도 약 8만원 상당의 e머니(사이버머니)를 지급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지난 해부터 우리사주 구입 대출 이자 지원금 명목으로 월 10여만원씩 지급하고 있으며, 당초 올 6월까지 지원키로 한 노사협약을 연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은 기업이 수익금의 일부(직전연도 세전순익의 5%이내)를 적립, 직원들의 복지ㆍ후생 비용으로 쓸 수 있도록 한 제도로 기업은 기금 출연금을 법인세에서 손비처리 받게 된다. 하지만 감사원의 지난해 9월 감사에서 36개 공기업이 1997~1999년 기금을 1,572억원 초과 적립한 사실이 적발되는 등 편법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낙하산 사장들의 '소프트 랜딩'(연착륙)을 위한 선심지원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이수용 사장은 취임 직후 전 직원들에게 1인당 15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했다. 명목은 생일 축하선물. 회사 관계자는 "매년 생일마다 작은 선물을 지급해왔는데 번거로운데다 쓰임새가 적어 상품권으로 지급키로 했다"고 말했다.

노조의 반발속에 이 달 초 취임한 한국가스기공 민병군 사장은 최근 노사협의를 통해 직원 중식 보조비 월5만원 지급 등 '노사 6개항 합의서'에 서명했다. 여기엔 중식비 지급 외에도 99년 말 폐지된 퇴직금누진제의 반대급부로 인건비의 약 7%에 해당하는 별도 급여성 지원금 지급예산을 올해 예산에 이를 편성키로 한 조항도 있다.

한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지난 달 4대부문 개혁추진 점검회의를 갖고 매달 부총리 주재 점검회의를 갖도록 지시하고, 특히 공공부문의 인사 조직 예산 등 개혁이 다른 부문의 모범이 되도록 시장시스템을 갖추도록 지시한 바 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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