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치매다. 괴로워하는 며느리, 고민하는 아들, 스트레스만 쌓여가는 손자가 있다. 이 집은 과연 어떻게 될까. 김영임의 '회심곡 2001'이 답한다.밤마다 손녀 보배에게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 할머니. 비록 지금은 정신을 놓아버렸지만, 할머니는 연약한 여자의 몸으로 감당해내기 힘든 시간들을 버텨왔다.
무대가 그리는 우리 현대사의 비극은 장년들을 눈물짓게 한다. 저승에 먼저 가 있던 인민군 할아버지가 할머니와 만나는 대목, 모두 용서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고 할머니는 영원한 이별을 고한다.
무대의 대미는 할머니의 영혼을 위로하는 상생굿이다. 내로라하는 소리꾼들이 나오는 것은 그래서이다.
국악인 김영임이 절창하는 회심곡, 탤런트 강부자의 넉살, 코미디언 이상해의 딴청, 가수 서수남의 익살 등 익히 알려진 캐릭터들은 중장년의 가슴을 무장해제시킨다.
보배가 울고 있는 청개구리를 하늘 높이 날려 보내면, 청개구리는 새로 변해 저승길을 가는 할머니의 동반자가 된다.
1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월~금 오후 4시 7시30분, 토ㆍ일 오후 3시 6시.
18일~8월12일에는 강릉 부산 대구 등 70여개 지방 도시를 순회한다. (02)786-8886
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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