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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권 지도부의 호화판 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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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권 지도부의 호화판 골프

입력
2001.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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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여당 지도부가 주말 골프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1,000만원의 내기 얘기가 오가고, 참석자들에게 고가의 상품이 건네졌으며, 고급 양주 죠니워커 불루로 폭탄주를 돌렸다고 한다.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권력은 그런 것'이라며 치지도외(置之度外)하면서도, 한편으로 사람들은 경제위기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시점에 지도층 인사들이 이렇게 흥청망청 질펀한 놀이판을 벌여야 하는 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으리라고 생각된다.

허탈감을 맛 보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허탈감에 앞서 우려할만한 것은 이런 해프닝을 사람들이 하나의 징후로 받아 들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권력 지도층의 기강해이를 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더욱 이해가 안가는 것은 골프 회동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건네 진 상품의 규모다. 보통 골프모임에서의 상품은 몇 만원대의 골프 용품이거나 생필품 등이 고작이다.

그런데 이날의 상품은 고가의 외제 골프채와 골프화였으며, 이것들은 골프회동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어느 기업인이 제공했다고 전해진다.

왜 정치인들의 행사에 기업인이 나서서 상품을 제공하는지 일반인으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것이다.

골프가 대중화 한지는 오래다. 정치인들이 골프를 친다고 뭐라 할 사람은 없다. 운동의 긴장도를 높이기 위해 가볍게 돈을 걸 수도 있다.

그러나 정도가 있는 법이다. 내기의 액수가 몇 만원을 넘어 100만원, 1,000만원 대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보도진들이 내기골프를 취재하자 당사자들이 말만 오갔을 뿐 실제로 돈이 오고 간 사실은 없다고 부인한다는 데, 내기골프가 실재했느냐 여부보다는 그런 말이 오고 간 것, 그런 사고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요즘 여권의 어떤 실력자가 일주일에도 몇 차례씩 이 골프장 저 골프장을 순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가 골프장을 갈 때 마다 정치인들이 줄줄이 따라 다닌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정치모임이나 행사라고 할 수는 없다. 그저 골프 놀이일 뿐인 것이다.

물가는 치솟고 일자리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데 정치 지도자들이 흥청망청 놀이판을 벌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적어도 현실인식이 결여되어 있다는 비판을 면키는 어렵다. 이번 모임에서도 공동여당 지도부는 민생들의 눈에 어떻게 비쳐질까를 우선 생각했어야 마땅했다.

정치 지도자들은 솔선수범이 아니라도 최소한 일탈의 모습을 보이지는 말아야 한다. 정권 관계자들이라면 더욱 그러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이번 일을 계기로 각성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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