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자민련 민국당 등 여 3당 지도부의 호화골프에 대해 야당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김대중 대통령은 7일 골프 회동에서 1,000만원 상금이 거론된 데 대해 "농담이라 할지라도 적절치 못한 발언이었다"면서 개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솔선수범을 해야 할 지도층이 '호화 골프'로 비치는 모임을 가진데다 상금으로 1,000만원 운운한 것은 민심을 한 참 모른 언행"이라며 "김 대통령은 이 보고를 받고 무척 언짢아 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신낙균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 워크숍에서 골프 회동에 참석했던 안동선 최고위원이 '변명조'로 상황을 설명하자 "미묘한 시기에 여권 지도부가 모여 골프를 치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 시민들이 어떻게 보겠냐 "고 말했다.
이윤수 의원은 당 회의에 참석, "당 지도부가 표를 떨어뜨리고 다닌다"면서 "당무회의에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발끈했다. 김경재 의원도 참석자들에게 "골프 안 하는 사람 손들어 보라"며 "골프를 꼭 해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은 "국민과 더욱 유리될까 걱정돼 비판을 자제한다"며 공식성명을 내지는 않았지만 총재단회의 직전 오고 간 말들에는 가시가 잔뜩 돋아있었다. 한 고위당직자는 "개혁을 한다더니 사고를 쳤다"고 비꼬았고, 또 다른 당직자는 "떼 지어 다니면서 내기나 하니 국민이 고운 눈으로 보겠는가"라고 꼬집었다.
권철현 대변인의 구두 촌평도 신랄했다. 권 대변인은 "골프가 대중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1000만원대 상금운운하며 골프를 하는 모습은 서민에게서 희망을 뺏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권 대변인은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를 따로 겨냥, "역사교과서 왜곡이 시정되지 않고 있는 마당에 일본 골프회사 회장에게서 2,000만원이 넘는 골프세트를 선물 받은 것을 자랑하는 것이 정치지도자가 해야 할 일인가"라고 비틀었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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