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미사일방어(MD) 체제 추진 선언에 이어 부시 행정부의 안보담당 참모들이 대거 동원된 MD 체제 홍보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 등은 6일 미국 주요 방송에 잇따라 출연, MD 체제의 필요성을 역설한 데 이어 미국은 7일 일본을 시작으로 유럽 주요국과 아시아ㆍ태평양 우방국에 동시 다발로 대표단을 파견, MD 체제 설명에 나섰다.
럼스펠드 장관은 이날 NBC 시사프로그램 '언론과의 만남'에서 "냉전 이후 미사일 기술 거래가 자유로워져 이라크 같은 나라도 결국 대량살상 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은 그런 나라들에 취약하지 않다는 것을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다"며 MD 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냉전 시대는 지나갔고 따라서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도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CBS에도 출연, "인도, 호주, 영국, 러시아 등이 보여준 긍정적인 반응에 감명 받았다"면서 MD 체제를 비난한 중국의 반응까지도 포함해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하는 등 자신감을 표시했다.
라이스 보좌관도 이날 폭스 TV에 나와 "러시아가 미국의 제의를 경청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이번 주부터 시작할 다른 나라와의 협의가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MD 체제 구축 논쟁에서 결국은 미국이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우방도 곧 지지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낙관했다.
한편 부시 행정부는 7일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 인도, 호주, 싱가포르, 동남아국가연합(ASEAN)에 대표단을 파견, MD 체제 지지를 위한 설득작업을 시작했다. 8일부터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비롯한 유럽 주요국에도 대표단을 보낼 계획이다.
부시 행정부는 이번 대표단 파견을 통해 이 달 29, 30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릴 나토 외무장관 회담에서 MD 체제에 대한 '지지'까지는 아니더라도 '이해' 정도의 입장 표명을 기대하고 있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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