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감미료 자일리톨이 충치예방 식품으로 각광 받으면서 국내 껌 시장에 자일리톨 쟁탈전이 뜨겁게 불붙고 있다.특히 일부 업체 사이에 상대방 헐뜯기 식 공방전까지 겹치며 시장 주도권 경쟁이 볼썽사나운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자일리톨을 둘러싼 경쟁이 과열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올 3월. 후발 주자인 동양제과가 신제품 '오리온 자일리톨껌'을 출시하면서부터다.
동양제과는 국내 자일리톨 껌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선발주자 롯데제과를 겨냥, 각 일간지에 "화학적 촉매제로 만든 자일리톨 껌(롯데제품)과 100% 발효법으로 만든 껌(자사 제품), 어느 것을 씹으시겠습니까?"는 광고를 게재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롯데제과는 소비자들에게 불신을 심어주는 비방광고라며 서울지법 서부지원에 광고행위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1회전의 결과는 롯데의 승리. 법원은 "기존 제품이 화학적으로 만들어졌다거나 동양의 제품이 더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취지의 광고를 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동양측이 4월 말부터 경쟁제품을 은근히 비꼬는 CF를 다시 내보내면서 진흙탕 싸움이 재연될 조짐이다. 동양제과는 치과의사를 등장시킨 이 광고에서 "자기 전에는 양치질이 가장 중요합니다.
오리온은 원칙을 지켜나갑니다"는 내용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제과측은 "동양의 새 CF는 '자기 전에 씹는 껌'을 주요 컨셉으로 내세운 롯데 껌을 간접 비방하고 있다"며 "법원의 판결조차 무시하며 제살깎기 식 경쟁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는 동양의 행태가 개탄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롯데의 자일리톨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핀란드산인 데 비해 동양 제품은 값싼 중국산 옥수수에서 추출한 것"이라며 "맛과 효능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으니까 상대방 흠집내기 작전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동양제과 관계자는 "법원은 '화학적 처리'라는 용어만을 문제 삼은 것이지 비방광고라는 판결을 내린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자일리톨 껌은 연간 800억 원대 시장으로 국내 전체 껌 시장의 4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업계의 대립은 더욱 첨예해질 전망이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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