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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중국경제...기는 한국

입력
2001.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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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는 쪼그라드는데 중국은 무섭게 커가고 있다.한국은 '달러벌이'의 원천인 수출과 외국인투자가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중국은 수출과 외자유치 모두 두자릿수의 고공비행을 거듭하고 있다.

경제구조와 경제발전단계의 차이 탓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나라는 세계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는데 반해 중국은 주변국 불황의 반사이익을 누리는 형국이다.

지금 추세라면 우리나라는 국제무역ㆍ자본시장에서 중국에 밀려 설 땅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수출

6일 한국은행과 국제금융센터등에 따르면 1ㆍ4분기중 우리나라의 수출증가율은 2.4%에 그친 반면 중국의 수출은 14.7%나 늘었다.

특히 우리나라는 3월 -1.8%, 4월 -9.3% 등 두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기조적 후퇴'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반해 중국은 3월 이후에도 15%안팎의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정보기술(IT)제품이 중심인 우리나라 수출은 세계경기침체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반면 중국은 IT비중이 낮은데다 불황으로 각국이 저가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산품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95년 3.3%선에서 지난해 2.3%로 낮아졌지만, 중국제품 점유율은 6.1%에서 8.2%로 확대된 상태. 현 추세라면 미국시장에서 한국제품은 중국제에 완전히 밀려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국인투자

1ㆍ4분기 우리나라의 외국인직접투자는 전년동기대비 64.5%나 늘었다. 수치만 보면 대단한 '바이(buy) 코리아' 열풍 같지만 내용은 전혀 다르다.

1월 성사된 29억6,000만달러짜리 SK텔레콤 지분매각분을 빼면 실질 외자유치는 43.4%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외국인투자는 2월 -47.5%, 3월 -19.1%, 지난달에는 무려 62.9%나 격감했다.

하지만 대륙의 '바이 차이나' 바람은 식을 줄을 모른다.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증가율은 지난해 1ㆍ4분기 27.1%에서 올 1ㆍ4분기엔 44.3%로 높아졌다. 투자집행금액만도 11.7%가 늘어난 79억달러에 달했다.

국제금융센터 이동욱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증가는 기본적으로 해외자본이 중국시장 전망을 밝게 본다는 뜻"이라며 "세계경기의 극심한 침체가 예상되는 올해도 중국에 관한 한 주요기관들은 7~8%대의 고성장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최근 수년간 마이너스 5%에서 플러스 10%까지 '널뛰기 성장'을 이어온 반면, 중국은 줄곧 8%전후의 안정성장을 계속해왔다.

외국자본의 눈에는 중국의 투자리스크가 한국보다 훨씬 적을 수밖에 없고, 이런 추세라면 동북아투자의 최종행선지는 앞으로도 한국이 아닌 중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싹쓸이?

'중국=저임금, 가격경쟁력'이란 등식도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선진국기업들의 중국투자는 노동집약형 경공업 중심에서 점차 IT등 첨단기술로 옮겨가는 추세다. 삼성의 한 계열사 사장은 "중국의 투자매력은 인건비만이 아니며 품질과 생산성도 국내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달러'로 먹고 살수밖에 없는 우리나라로선 중국에 수출시장도, 투자자본도 모두 빼앗길 지 모르는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유진석 연구원은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려면 첨단기술중심의 산업구조 고도화와 외국인 투자여건 개선이 시급하다"며 "국내 기업들은 생산기반의 중국이전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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