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년 5월5일 제정 러시아의 수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러시아 혁명 세력의 기관지 '프라우다'가 창간됐다.1917년의 10월 혁명 뒤에 5월5일은 러시아에서 신문의 날로 지정됐다. 1914년 제1차세계 대전의 발발과 함께 정간된 이 신문은 1917년 2월혁명 뒤인 5월18일 복간됐고, 수도가 모스크바로 옮겨짐에 따라 1918년 3월16일자부터 모스크바에서 발간됐다.
'프라우다'는 러시아 언론을 이끄는 전국적 일간지다. 옛 소련의 말기에 그 발행 부수는 1,100만부에 이르렀다. 이 신문은 1991년에 정간되었다가, 얼마 뒤 일반 신문으로 복간되었다.
'프라우다'는 러시아어로 '진리'라는 뜻이다. 신문의 제호로서 그만큼 진지한 것도 드물 것이다. 그러나 세상의 어느 신문도 그렇듯이, '프라우다'도 진리만을 말할 수는 없었다.
이 신문은 옛 소련에서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기관지였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자본주의 사회의 대중 신문보다도 정치적 거짓을 늘어놓아야 할 경우가 더 잦았을 것이다.
진리에 대한 열정은 흔히 광신으로 귀착한다. 종교들의 역사는 그것을 자주 보여주었다.
기독교 교회의 역사는 피로 얼룩진 역사다. 종교재판이나 십자군 전쟁의 동력 가운데 하나는 진리를 독점하려는 열망이었다. 진리에 대한 열정은 혁명가들에게도 있다.
1930년대의 모스크바 재판에서 60년대 중국의 문화대혁명을 거쳐 70년대 캄보디아의 킬링필드에 이르기까지, 혁명의 노정에 널려있는 무수한 시신들은 진리에 대한 열정과 일정한 관련이 있다.
민주주의의 핵심적 가치 가운데 하나인 관용은 누구도 진리를 완전히 움켜쥘 수는 없다는 회의(懷疑)를 자양분으로 삼는다. 최선에 다다르려고 애쓰기보다는 최악을 피하려고 궁리하는 소극주의 철학이 필요한 것은 그래서다.
고종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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