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4일 가톨릭 교회가 그리스 정교에게 저지른 죄악에 대해 사과하고 용서를 청했다.이날 가톨릭의 수장으로서는 1000여년 만에 처음으로 그리스 아테네를 방문한 교황은 1204년 4차 십자군의 콘스탄티노플(현 이스탄불) 약탈 등 가톨릭 교회의 그리스 정교 탄압에 대해 사과하고, 동ㆍ서 교회의 화합을 촉구했다.
교황은 그리스 정교의 수장인 크리스토둘로스 대주교를 면담한 후 "과거와 현재 수 차례에 걸쳐 가톨릭 교회의 아들과 딸들이 행실과 태만으로 그리스 정교 형제들에게 죄악을 저질렀으니 주께서 용서해주소"라고 공표했다.
교황은 이어 "과거의 기억은 특히 고통스러운 것이며, 먼 과거의 사건은 오늘날 인류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면서 "콘스탄티노플 약탈은 비극"이라고 말했다.
교황이 그리스 정교국을 방문, 용서를 구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교황의 사과는 그리스 정교 지도자들이 오랫동안 염원해왔던 것으로 로마 가톨릭과 그리스 정교의 1000년간의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첫 걸음을 내딛은 것으로 평가된다.
교황은 지난 해 3월 '2000년 대희년'을 맞아 유대인 박해, 이교도 강제 개종 등 지난 2000년 동안 교회가 저지른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미사를 집전한 바 있다.
아테네 외신=종합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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