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공은 미국쪽에 넘어갔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공은 미국쪽에 넘어갔다

입력
2001.05.05 00:00
0 0

유럽연합(EU)을 대표해 방북한 페르손 스웨덴 총리는 김대중 대통령이 치하한 것처럼 '평화의 전령'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평가된다.비록 일부에서 기대했듯이 소강국면의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열지는 못했으나,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대화 의지를 확인 한 것은 의미 있다. 특히 미국 부시 행정부에 보내는 김 위원장의 화해 메시지는 희망적이다.

북한의 화해 메시지 가운데 뚜렷한 것은 미사일 발사 유예선언을 2003년까지 지키겠다고 밝힌 점이다.

미국이 미사일 문제를 북한 압박의 주된 명분으로 삼고 있는 점에 비춰, 김 위원장이 먼저 타협 의지를 표명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남북관계가 주춤한 것이 미국의 대북 강경 선회에서 비롯됐다고 볼 때, 북한이 유연한 대응자세를 보인 것은 북미 관계가 잘 풀리면 남북관계도 정상궤도에 복귀할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이다.

물론 김 위원장은 북미 합의에 따른 경수로 완공 시한인 2003년까지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미국의 합의 이행을 조건으로 삼았다.

경수로 합의 등 대북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부시 행정부의 태도를 지켜 보겠다는 신호다. 2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면서도, 구체적 서울 방문시기는 언급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런 정황은 '공은 이제 미국쪽에 넘어갔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일단 수긍하게 한다. 그러나 미사일 발사유예 준수여부를 검증하는 문제 등이 변수로 남아 있다.

따라서 북한은 무엇보다 성실하고 투명한 자세로 미국과 국제 사회의 신뢰를 얻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는 미국이 한반도 평화과정의 당사자인 한국의 이해는 물론, 유럽 우방들의 평화 중재 노력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

북한의 위협을 명분 삼은 미사일방어(MD)구상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판을 귀담아듣고, 진정 한반도 평화를 위하는 방향으로 대북 정책을 세우기 바라는 것이다.

우방의 이해와 염원을 외면한 일방적 정책은 평화를 오히려 해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