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멕시코는 선조들의 노예 이민과 영화 '애니깽'으로 기억되는 나라다. 서른 나이에 멕시코로 떠나 5년째 거주하고 있는 김안나씨가 '천국과 지옥이 이웃한 땅 멕시코, 멕시코'를 보내왔다.여느 한국인처럼 '마야 문명의 발상지' 정도의 상식으로 멕시코 행을 결정했던 김씨. 그가 멕시코 곳곳을 여행하면서 자연과 사람, 문화와 역사를 상세하게 기록하고 직접 찍은 사진을 담아 책을 만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한때의 관광에서 포착한 멋들어진 광경을 소개하는 '가이드북' 정도로 여기면 곤란하다.
300년 동안 스페인 식민지로 살아왔던 어두운 역사부터 현재의 골 깊은 문제들까지도 비추려는 노력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식민지 시대에 마야인들이 몰살되고 스페인과의 혼혈인 '메스띠조'라는 신인류가 시작됐다. 김씨는 통치국가와 피가 섞인 멕시코를 가리켜 "살부(殺夫)를 의붓아비로 둔 나라" 라고 말한다.
멕시코인은 이런 부조리와 모순을 운명처럼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들이다. 극과 극을 달리는 사람사는 나라인 까닭에 '천국과 지옥이 이웃한 땅'이라는 설명을 붙였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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