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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M' 폐기면해도 대수술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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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M' 폐기면해도 대수술 불가피

입력
2001.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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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미사일방어(MD) 체제 추진을 천명함에 따라 1972년 미국과 옛 소련이 체결한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이 기로에 섰다. 부시 대통령이 폐기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MD 체제 구축은 ABM 협정의 근본적 수정이나 무효화를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하지만 협정 폐기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러시아가 미국의 구상을 일관되게 반대하며 ABM 협정 고수를 주장하고 있는 데다, 영국 등 몇몇 나라를 제외하면 아직까지 이 협정의 유효성을 인정하는 국가가 많다.

그럼에도 ABM은 설사 폐기를 면하더라도 대폭 수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이 거부하는 ABM 협정은 의미가 없으며, 러시아가 대안으로 제시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유럽 국가들과의 독자적인 방어 계획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과 레오니드 브레즈네프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체결한 ABM 협정은 핵의 균형과 군비경쟁 방지를 위해 미사일방어체제 개발을 제한하자는 게 핵심이다.

협정은 MD 체제가 노리는 사실상의 전지구적인 미사일방어는 말할 것 없고 한 나라 전체를 보호하기 위한 요격 미사일등 방어 체제조차 금지하고 있다. 협정 서명국이 탈퇴나 파기를 위해서는 6개월 전에 통보해야 한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부시 '미사일방어체제' 연설문 요지

지난 30여년으로 돌아가보면 당시 소련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적이자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강력한 군사적 위협 세력이었다. 그러나 장벽은 무너지고 소련도 무너졌다. 오늘의 러시아는 어제의 러시아가 아니다. 그럼에도 세계는 여전히 위험스럽고 더 불안정하며 더 예측할 수 없다.

냉전시대와 달리, 오늘날 가장 긴박한 위협은 과거 소련이 보유하고 있던 수천기의 탄도탄 미사일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테러와 공갈을 일삼는 일부 국가들이 장악하고 있는 아주 적은 숫자의 미사일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제 세계는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정책과 대량파괴무기 비확산 및 방어를 위한 폭 넓은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는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상이한 위협에 대처할 수 있도록 미사일 방어체제를 구축해야 할 새로운 틀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30년 묵은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의 제약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이 협정은 현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미래의 방향도 제시해 주지 않고 있다.

앞서 밝힌 새로운 틀은 핵무기의 감축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핵무기는 여전히 미국의 안보 뿐 아니라 동맹국들의 안보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는 냉전시대가 종식됐다는 현실에 입각해 핵무기 수와 구성배치 및 핵전력 전반을 교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또 그렇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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