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네티즌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지난해 우리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신바람 이박사.그의 '테크노 뽕짝'은 외국에서 들어온 테크노와 전통 뽕짝이 얼마나 절묘하게 맞아 떨어질 수 있는 지를 증명한 첫 사례이기도 했다.
그가 올해 다시 일본 활동을 재개한다.
'언더'에서 '오버'로 넘어와 두번째로 발표한 음반 '뽕짝 레볼루션'은 그의 인기가 어느 수준인지를 증명한다. 음반 판매량이 벌써 15만장.
불황 음반 시장에서 이 정도면 대단한 수치이다. 역시 이박사 음악의 매력은 촌스런 가사와 몽롱한 전자 음향 사운드이다.
우선 가사. '몽키 매직'은 "헤이 헤이 체크 잇 아웃" 이런 식으로 영어 랩이 흘러나오면 "이게 뭔소리여 궐기대회하고 있네.
꽃피는 춘삼월이라 이거지" 라는 멘트로 시작해 '원숭이 나무에 올라가.'하는 노래가 이어진다. 랩을 희롱하며 함께 노는 것이다.
요한 스트라우스의 왈츠를 샘플링한 '헬프 닥터리'는 공주병에 걸린 소년 소녀의 이야기.
'얘 넌 내가 봐도 공주 겄다/ 내가 공주면 너도 왕자겄네/ 난 어쩌면 요렇게 귀여워 게다가 스타일도 좋아' 라는 전혀 신세대답지 않은 가사와 구세대적인 발음이 오히려 신선하다.
이박사의 매력은 테크노 사운드와 만나서 몇 배 증폭된다. '새타령' 의 테크노버전은 몽롱한 사이키델릭 사운드의 극치로 신세대들이 록카페에서 왜 이박사 노래를 즐기는 지를 증명하는 대목이다.
2CD로 발매된 음반중 첫번째CD '이박사 레볼류션' 은 레게, 하우스, 록 등 여러 장르들과 결합한 '학교매점 출출해' '발렌트데이 뽀뽀' 등과 '고래사냥' 의 두가지 버전 리믹스가 수록됐다. 수준급.
'이박사 이모션'에 대한 평가는 다소 회의적이다. 일본에서의 활동경험을 살려 고무로 테츠야, 아무로 나미에 등의 곡을 이박사식으로 소화했는데, 보컬이 전면에 나서고 전자음이 후퇴한 노래는 다소 지루한 느낌이다.
다만 '장기타령' , 자작곡인 '인생은 60부터' 등 국악풍의 노래가 다시 분위기를 돋운다.
이박사의 음악을 색으로 표현하면 옛날 학교 앞 문방구의 불량식품 '쫄쫄이'의 조야한 원색의 조합, 혹은 나이트클럽 여가수의 화려한 반짝이 드레스. 테크노는 그의 이런 색에 광택 코팅을 한 셈이다.
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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