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귀화 대표발탁 희망…한국전력에 큰 도움'스트라이커(Striker).' 말대로 그는 싸움꾼이다.
단 한번의 찬스도 놓치지 않고 상대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힌다는 점에서 파괴적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이역만리 한국땅에서 축구공 하나로 '사나이'가 된 샤샤 드라큘리치(29ㆍ성남 일화). 한국에 둥지를 튼지 7년째인 그가 한국귀화를 추진한다.
한국인이 되면 샤샤의 목표는 당연히 2002년 월드컵 축구대표. 지난 해 말 한국무대에 복귀한 것도 바로 한국대표가 되기 위해서였다. 월드컵 특집면의 '이슈'로 그를 제일 먼저 선정한 까닭은 바로 그가 귀화한다면 한국팀에 적잖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평가 때문이다.
그는 두 가지 말을 한다. 하나는 "한국에 와서 비로소 사나이가 됐고 진정한 축구선수가 됐다"는 것.
또 하나는 "이제 한국에 은혜를 갚을 차례"라는 것이다. 그는 한국을 사랑한다. 물론 조국 유고연방도 그에게는 소중하다. 다만 한국의 은혜를 입었기 때문에 한국이 원한다면 귀화, 지금껏 받았던 사랑을 갑절로 되돌려 주고 싶어한다.
그래서 그는 차경복 감독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차 감독은 6월께부터 샤샤의 귀화를 추진, 올해안에 마무리할 생각이다. 아직 영어가 편한 그지만 고향에 가서도 '한국자랑'을 잊지 않는다.
용인시 일화숙소에서 만난 그에게 '축구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우문을 던졌다.
그는 축구를 '배웠기(learned)'때문에 제대로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을 받는 순간 골키퍼, 수비수, 동료가 위치한 공간을 본능적으로 판단, 패스나 슈팅을 한다.
이것은 어려서부터 축구를 배웠기 때문에 가능하다. 6세때 역시 클럽팀 스트라이커였던 아버지(56)에게 축구를 배웠고 그 다음에는 여러 단계의 유소년팀에서 기술, 체력관리, 콤비네이션, 집중력 등 축구에 관한 모든 지식을 익혔다.
그라운드에서 무조건 뛰는 것이 아니라 축구를 제대로 배운 뒤 뛰어야 한다는 게 샤샤의 생각. 그는 '코리안 스타일'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처음 한국에 와서 이해가 안가는 부분을 지적하면 '그건 한국방식이니까 따라야 돼'라는 말을 곧잘 듣곤했다.
그에게는 이 말이 오랜 역사에 체계적인 클럽시스템, 선수의 역량을 극대화시킬 줄 아는 선진축구를 따라가지 않으려는 오만함으로 비쳤다. 그래서 그는 축구선진국 감독영입에 대해 찬성하는 쪽이다. 배울 것이 많기 때문이다.
샤샤는 월드컵 대표가 되든 안되든 한국축구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되풀이 말했다. 여기서 축구인생을 꽃피웠으니 열매도 맺겠다는 말이다.
결혼계획 역시 '상황에 따라서'라고 대답했다. 샤샤와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한국인이 되고 싶어 함'을 느낀다. 경기를 거듭할 수록 예전 위력을 되찾아가고 있지만 과연 히딩크 감독이 그를 눈 여겨 볼지는 미지수이다.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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