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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한국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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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한국으로 돌아온다

입력
2001.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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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강등후 '귀국 결심' 표시지난달 30일 2군행 조치를 당한 이종범(31ㆍ주니치)은 이미 '한국으로 돌아갈' 결심을 굳혔다. 그는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돌아가는 문제에 대해 이미 생각을 정리한 듯 여러 차례 이를 암시하는 말을 남겼다. 다음은 2군 강등이 결정된 후 이종범과 있었던 대화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_예상보다 빨리 강등 조치가 내려졌다.

"1군에 올라올 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다. 4월26일 1군행 통보를 받으면서 통역인 최인호 씨에게 '이번에 올라가서 우스운 꼴을 당할지도 모르겠다'는 말을 한 바 있다. 바로 이런 상황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_현장에 있었던 일본 보도진에게 한마디도 없이 구장을 빠져 나왔는데.

"이런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하겠는가. 더구나 내 편은 하나도 없었는데.. 몇 차례 당하다 보니 이제는 할 말도 없고, 아무렇지도 않게 넘길 수 있다."

_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인가. 2군에 계속 남아 훈련을 받고, 경기에 나갈 것인가.

"오늘 집에서 나오는데 아내(정정민씨)가 편지 한 장을 가방 속에 넣어 주었다.

대충 '힘들겠지만 잘 참고 넘기자'는 얘기였다. 아침에만 해도 이런 일을 당할 줄 몰랐다. 지금 생각하니 더욱 가슴이 아프다. 아마도 당분간 나고야에 남아 있을 것이다. 두 아이들은 좋아할 것이다. 아빠는 매일 원정이나 다니고 얼굴도 잘 볼 수 없었는데 이제는 계속 집에서 같이 놀아줄 테니 말이다."

_앞으로 거취에 대한 생각은.

"첫째 아들 정후(3)가 영 숫기가 없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 심하게 낯을 가린다.

아마도 여기서 컸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아무래도 한국이었다면 여러 사람들 틈에서 자랐을 텐데 외국생활을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역시 애들 교육 문제가 크다.

이제는 정후와 딸 가연이(2)를 위해서 살아야 할 때가 아닌가(여기서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귀국에 대한 결심이 섰음을 강력하게 표현했다). (이어 웃으며) 아참, 한국 TV를 보니 강병규가 연예인으로 활동하던데 그런 것은 어떻겠느냐. 나도 사람들 웃기는 일이라면 자신 있는데.."

이날 이종범은 몇몇 한국 지인들과 함께 오랜만에 술잔을 기울였다.

와중에 "앞으로는 한국에서 만나야 할 것이다", "앞으로 나 보고 싶으면 한국으로 오라"는 말을 했고, 특히 나고야에서 함께 살았던 기자에게는 "내가 (한국으로) 가게 되면 (거처를) 도쿄로 옮기라"고 하는 등 이미 귀국에 대한 결심이 섰음을 여러 차례 시사했다.

나고야=백종인 특파원jibaek@hk.co.kr

■이종범 복귀땐 해태로 가야한다

다른팀 재이적 가능성 무시못해

주니치 드래곤스의 이종범이 국내로 돌아올 경우 신분은 임의탈퇴선수이다.

야구규약 40조에 따르면 프로야구선수가 참가활동 기간중 또는 보류기간중 선수계약해제를 신청해 구단에서 이를 승락할 경우, 혹은 선수가 계약의 존속 또는 갱신을 희망하지 않는다고 인정되면 복귀조건부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해당선수는 한국야구위원회(KBO)총재에 의해 임의탈퇴선수로 공시된다.

또 제59조는 총재에 의해 복귀신청이 허가된 임의탈퇴선수는 원소속구단과 계약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종범은 선택의 여지없이 97시즌까지 뛰었던 해태와 재계약해야 한다.

또 이종범이 일본에 진출할 당시 주니치와 해태는 이종범의 국내복귀때는 무조건 해태가 선수보유권을 보유한다는 이면계약을 해 놓은 상태이다. 문제는 이적료. 해태는 이종범을 주니치로 트레이드하면서 4억5,000만엔(약 5억원)의 이적료를 받았다.

그러나 복귀할 경우 이적료 언급은 계약서에 전혀 언급돼 있지 않다. 따라서 해태측은 이적료지불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토 주니치 구단대표는 최근 "이적료 1억엔을 주고 이종범을 데려가겠다는 한국구단이 있다"고 말한 것에 비춰볼 때 내심 이적료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태의 실질적인 소유주인 주채권은행 조흥은행측은 이적료 1억엔 정도를 감수할 생각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종범이 복귀할 경우 매각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이종범이 해태와 계약한 후 삼성, LG, SK로 삼각트레이드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해태에서 뛸 가능성이 제일 높다.

정기주 해태사장도 "이종범의 삼각트레이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었다.

정연석기자

y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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