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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사이버 대전' 갈수록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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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사이버 대전' 갈수록 격화

입력
2001.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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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사이트마비 대량보복미국과 중국의 '사이버 대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달 1일 정찰기 충돌사건으로 발발한 해커들간의 전투는 이제 '시위'수준을 넘어 서로의 웹사이트를 마비시키는 등 대량 보복 단계로 접어들었다.

인터넷 보안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피해를 입은 사이트는 중국 최소 350개, 미국에서 37개로 집계됐다. 19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주 베오그라드 중국대사관 오폭사건 때도 양국 해커들이 공방을 벌였지만 정부의 주요 웹사이트를 다운시키는 등 본격적인 피해를 가하진 않았다.

지난달 30일 하루동안에는 중국 해커들이 미국 웹사이트 18개를 공격했고, 미국 해커들이 중국 사이트 23개를 습격해 가장 전투 규모가 컸다. 이날은 중국측이 미국측의 침범에 맞서 미 정부 및 상업 인터넷 사이트를 일제히 공격하는 1주일간의 캠페인을 개시한 날이었다.

중국 해커들의 공격 목표는 백악관 연방수사국(FBI), 항공우주국(NASA), 의회 등 정부기관 뿐아니라 뉴욕타임스, CNN, MSNBC 등 주요언론 사이트도 포함하고 있다. 중국의 공세는 텐안먼(天安門) 학생운동 발생일인 4일과 나토의 중국대사관 오폭사건 2주년인 7일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측은 처음 숨진 중국 조종사 왕웨이를 추모하거나 미국을 비난하는 글을 사이트에 올리는 정도였으나 지금은 대량의 e-메일을 동시에 퍼붓는 등 점점 강력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미국 해커들도 마찬가지.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이대로 공방이 가열할 경우 네트워크 파괴나 신종 바이러스 공격 등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이버 전쟁의 배후를 둘러싼 논란마저 제기된다. 미국의 인터넷 전문가들은 "이번 집단 공격은 인터넷을 통제하고 있는 중국의 현실로 보아 정부가 부추키고 있는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도 사이버 공격이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의 소행인지, 또는 정부기관이 개입한 것인지 여부를 추적하기 위한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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