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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휴업일 첫 시행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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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휴업일 첫 시행 '두 얼굴'

입력
2001.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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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데이로 연휴를" "교육적의미 있는날 골라"서울 M초등학교 학생들은 '부처님 오신날' 다음날인 2일에도 학교를 가지 않는다. 학교측이 휴일 앞뒤로 '자율휴업일'을 정해 일요일(4월29일)부터 4일째 쉬게 되는 것이다. 이 학교는 현충일(6월 6일) 다음날도 휴업일로 지정했다.

인근의 S초등학교 어린이들은 입이 부어 있다. 연휴는커녕 목요일인 11월29일이 '부모님과 김장하는 날'로 정해졌다는 소식 때문이다. 인근 I초등학교는 10월9일 한글날(화요일)을 휴업일로 정해 한글에 대해 연구하고 감상문을 써오도록 할 방침이다.

학교별로 학기 중 휴일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한 '자율휴업일'이 올 1학기부터 시행되면서 휴업일이 학교에 따라 '두 얼굴'로 채색되고 있다.

휴일 사이에 낀 '샌드위치데이'를 선택해 연휴 만들기에 나선 학교가 있는가 하면, 교육적 의미가 있는 날을 고르는 학교도 속속 등장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1일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535개 초등학교 중 부처님 오신 날ㆍ근로자의 날(5월1일), 현충일(6월6일), 추석(10월1~3일) 전후의 '징검다리 휴업일'을 정한 학교가 70%를 넘었다.

공휴일 전후를 휴업일로 정하거나 휴업일을 활용해 연휴를 연장하고, '덥고 추워 학습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여름ㆍ겨울방학을 늘리는 학교도 속출하고 있다.

연휴보다는 교육적 의미를 '고심'한 학교도 눈에 띈다. 늦가을 '농촌 일손 돕기 추수현장학습'을 여러 학교에서 선택했고, 6월25일 '전쟁의 참상을 보고 미래에 대비하는 날'이나, 9월24일 '한국방문의 해 관광의 날 체험학습'등 의미있는 휴업일도 있었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보다는 학교측과 교사들의 편의 위주로 휴업일을 잡는 학교가 많아 아쉽다"며 "학생들이 '왜 쉬는지' 의미를 모른다면 하루를 더 노는 데 그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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