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EU 정상회담 뭘 얘기할까답방.對美입장도 언급할 가능성 높아
2일 북한ㆍ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대남ㆍ대미 관계와 관련해 적지않은 발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발언 수위도 결코 낮지 않을 것이라는 게 베이징(北京) 현지의 관측이다.
회담 주역인 요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는 지난달 26일 북한이 '6ㆍ15 남북공동선언 및 제2차 남북정상회담 이행에 관심을 표명해야 한다'는 점을 사전에 방북조건으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남북관계 개선이 회담의 정식 의제라는 얘기다.
김 국방위원장도 이 문제를 적극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우리 정부는 이번 회담이 남북 및 북미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의 입장을 스웨덴과 EU측에 전달했다.
따라서 회담에서는 자연스럽게 6ㆍ15 공동선언 이후의 남북관계가 화제로 오르고, 김 국방위원장은 6ㆍ15 공동선언의 의미, 이행 의지와 결과에 대한 평가 등을 페르손 총리에게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김 국방위원장은 6ㆍ15 공동선언은 반드시 철저히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우리측의 주적론 등 북한이 생각하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 장애 요소를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
김 국방위원장은 또 북미관계로 인해 현재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는 남북관계에 대해 나름의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해법을 설명 듣는 과정에서 김 국방위원장은 서울답방에 관한 자신의 의중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김 국방위원장의 발언 중 일부는 3일 회담 직후 공개되겠지만 은밀한 내용은 서울에서 열릴 김대중 대통령과 페르손 총리와의 회담에서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김 국방위원장이 김 대통령에게 페르손 총리를 통해 전달할 메시지도 주목된다.
한편 김 국방위원장은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냉각되어 온 북미관계에 대해서도 스스로의 생각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김 국방위원장은 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클린턴 전 행정부 시절 이룬 진전을 백지화하려는 부시 행정부측에 섭섭한 감정을 표출하면서 대화에는 언제든지 응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 관측통들은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로 북미관계가 냉각하고 있는 와중에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 북측은 미국을 향한 목소리를 그 어느 때보다도 크게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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