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보다는 안주가 우선이죠."선술집과 음식점의 중간 형태인 일본식 안주요리주점 '이자카야(居酒屋)'가 외식업계의 새로운 테마로 떠오르고 있다.
1, 2차 옮겨 다닐 필요 없이 한 곳에서 다양한 요리와 술을 즐길 수 있고, 푸짐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메뉴에 비해 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신세대 애주가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인기를 반영하듯 이자카야를 표방하는 요리주점들은 최근 1~2년 사이 프랜차이즈 형태로만 줄잡아 20여 곳이나 생겨났다. 소자본 창업 희망자들이 속속 창업 대열에 가세하면서 꼬치구이 전문점 일색의 기존 소형주점시장에도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날 조짐이다.
이자카야가 내세우는 가장 큰 특징은 메뉴의 다양성. 식자재 수출입전문업체 가미통상이 운영하는 소형요리주점 '이께야'의 경우 실내 규모는 10여평에 불과하지만 일본식 우동이나 덮밥, 튀김,회요리 등 메뉴만 30여가지를 취급하고 있다.
음식값은 4,500~1만원 대로 주머니 가벼운 신세대 직장인들이 주요 고객이다. 본사에서 추정하는 초기 투자비는 인테리어 공사비(2,800만 원)와 가맹비(500만 원), 식자재 보증금(300만 원) 등을 합해 약 5,300만 원 선(부동산 비용 제외).
서울 중구 순화동 서소문로에 본점을 둔 체인 주점 '호따루'는 일본 대중요리뿐 아니라 한식과 중식부터 이탈리아 파스타까지 동서양 각국 메뉴 60여 가지를 취급한다.
200석이 넘는 식당 규모나 메뉴의 종류는 웬만한 패밀리 레스토랑에 버금가는 수준이지만 일본식 인테리어나 선술집 스타일의 영업 형태로 볼 때 전형적인 이자카야다.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구매액)는 1만2,000원 수준.
이밖에 백송FS가 운영하는 '사께야', 토탈뱅크코리아의 '노미야', 한배F&D의 '대길', 케이앤디의 '돔보', 푸른마을의 '미다락'등 이자카야 브랜드들이 술보다는 안주에 무게중심을 둔 영업전략으로 꾸준히 체인망을 확대하고 있다.
주점 사업 전문 컨설팅업체 푸드드링크(www.fooddrink.co.kr) 유재용(34) 사장은 "이자카야는 우선 일반 술집들에 비해 메뉴 경쟁력이 높은데다 가격 부담이 적고, 젊은 감각의 인테리어까지 겸비하고 있어 술을 마시더라도 실속을 챙기기 좋아하는 젊은층에 인기"라며 "2002년 한ㆍ일 월드컵을 앞두고 더욱 특수를 누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음식점 경영이 그렇듯이 이자카야 역시 생각처럼 그렇게 수월한 장사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 특히 주점의 경우 밤 늦게까지 영업을 하는 날이 태반이라 자칫 생활리듬이 깨질 수도 있으므로 건강관리에 무엇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
더구나 고객들의 체류시간도 다른 외식장소보다 길기 때문에 차별화한 서비스를 통해 '단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자카야도 엄연히 술집이기 때문에 초창기에 많은 단골고객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장사에 애로를 겪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소액창업자의 경우 ▦큰 대형상권보다는 주택밀집지역 등 점포임차료가 크게 들지 않는 중ㆍ소형 상권을 선택할 것 ▦메뉴의 가격이나 수준에 따라 고객 연령층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체인점 선택시 반드시 점포를 방문하여 메뉴의 맛과 가격 등을 꼼꼼히 체크할 것 ▦후보지로 선택한 상권에 가서 사전에 고객층의 소비취향과 기호에 대한 조사를 철저히 해둘 것 등을 당부했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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