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와히드 탄핵' 폭풍전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와히드 탄핵' 폭풍전야

입력
2001.04.30 00:00
0 0

압두라흐만 와히드 대통령에 대한 탄핵절차가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인도네시아 정국이 한 치 앞을 가늠키 힘든 안개정국에 휩싸이고 있다.인도네시아 국회는 와히드 대통령 탄핵을 위한 절차를 착착 밟고 있다. 국회는 30일 와히드의 부패혐의에 대한 2차 해명 요구서를 발부할 예정이다.

와히드는 해명요구서가 발부된 날로부터 30일내 답변을 해야 하며 그 답변이 불충분할 경우 의회는 6월 초 최고 헌법기관인 국민협의회(MPR) 특별총회를 소집, 사실상 대통령 탄핵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현재까지 국회는 이 수순을 그대로 진행할 공산이 크다. 와히드는 브루나이 국왕이 전달한 200만 달러 유용과 자신의 전속 안마사의 조달청 자금 횡령 등 두 가지 스캔들에 연루돼 있다.

와히드는 총회 사흘전인 27일 경제침체 및 사회불안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성명을 발표하고, 탄핵추진을 중지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하는 등 활로를 모색하고 있으나 탄핵정국의 대세를 돌리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악바르 탄중 국회의장은 "대통령이 잘못했다면 관련 규정에 따라 합당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며 탄핵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

지난 2월 1차 해명 요구서 발부를 지지했던 최대 정당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부통령의 인도네시아 민주투쟁당(PDIPㆍ153석) 등 대부분 정당이 이번에도 반 와히드 전선을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어 51석에 불과한 와히드의 국민각성당이 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따라 30일 국회총회 이후 인도네시아 정국의 향방과 와히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회를 하루 앞둔 29일 오전 수도 자카르타 도심에서는 경찰과 군인 4만 명이 삼엄한 경계를 펴는 가운데 와히드의 주요 정치기반인 이슬람 최대 단체 나들라툴 울라마(NU) 회원 3만 명이 모여 와히드를 위한 구국기도회를 가졌다.

이미 이날 기도회장 주변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8명이 부상하는 등 자카르타 도심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국회가 2차 요구서를 발부할 경우 3,500만 회원을 가진 NU가 경고한 대로 자카르타는 물론 인도네시아 전역이 폭동에 휩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치적 갈림길마다 저명인사의 묘소를 참배, 자신에게 불리한 정국을 역전시킨 바 있는 와히드가 이번엔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된다. 와히드는 28일 고향인 동부 자바를 방문, NU의 창설자이자 외조부인 비스리 샨수리의 묘소를 참배했다.

자카르타 정가에서는 와히드가 취임 18개월 만에 자진 사임하거나, 침묵을 지키고 있는 2인자 수카르노푸트리 부통령에게 모든 권한을 넘겨주는 등 정치적 대타협을 할 것이라는 등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