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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中에 대화 제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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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中에 대화 제스처

입력
2001.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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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으로부터 푸짐한 무기보따리를 받은 대만 당국이 군사적인 자신감을 바탕으로 대 중국 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대만의 대 중국 교류창구인 해협교류기금회(海基會)의 구전푸(辜振甫) 이사장은 27일 양안간 첫 대화의 물꼬를 튼 1993년의 싱가포르 회담 8주년을 맞아 중국측 파트너인 왕다오한(王道涵) 해협양안관계협회(海協會) 회장에 대화 테이블로 복귀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회담은 王-辜 두 양안 대표가 국공내전 후 44년만에 처음으로 민간차원의 교류를 실현시킨 회담으로, 1995년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 이후 정례 회담이 중단됐다.

辜 이사장의 연설은 王 회장과 자신이 대만과 중국을 상호 교차방문하고, 싱가포르 회담의 합의정신인 '상호신뢰 및 오해해소' 를 회복하자는 원론적인 내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辜 이사장의 제의가 주목받는 것은 미국의 대규모 대만 무기판매로 거칠대로 거칠어진 미-중 관계가 결코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대만의 속내를 보여주는 단면이기 때문이다.

군사적으로 많은 것을 얻었지만, 최선의 길은 대화를 통한 현안의 해결이며, 군사력도 외교력이 제힘을 발휘할 때 효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 배경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벽두 양안간 여객선 직항로를 통해 역사적인 '소3통'을 실현시켰던 대만이 악화한 미중관계 때문에 반세기만에 거둔 양안교류를 희생시킬 수 없다는 절박감도 작용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아직 공식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분위기로 보아 대만의 제의가 성사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더욱이 대만무기판매 결정을 내린지 하루만인 25일 "대만 방어를 위해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다" 고 한 부시 대통령의 발언으로 중국 당국의 '분노'가 극에 달한 점을 고려하면 대만의 제의는 중국측의 반응을 탐색하기 위한 에드벌룬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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