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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 인천이 울고 웃는다

입력
2001.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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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로 인천국제공항 개항 한 달을 맞으면서 공항 주변과 인천항의 상권과 관광수요, 부동산시장의 희비가 극명하게 교차하고 있다.영종도 일대는 인천공항이 문을 연 이후 관광객들이 연일 몰려들고, 개발기대심리에 따라 부동산시장이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반면 월미도 등 인천항 주변은 배편을 이용하는 승객과 음식점이 줄어들어 상권이 위축될 조짐마저 일고 있다.

한편 공항의 유일한 접근로인 인천공항전용고속도로 주변은 개항 이후 새 주거지로 급부상하고 있으나 영종도 일부 지역은 무허가 건물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 난개발 우려를 낳고 있다.

■월미도와 공항 주변 명암 엇갈려

인천공항 개항 이후 인천항 인근 월미도를 찾는 카페리호 승객이 크게 줄어 해운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용주해운의 경우 신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인천 월미도를 매일 20분 간격으로 운항하고 있으나 지난해말까지 하루 평균 1만5,000명이던 이용객이 현재 8,000명 수준으로 50% 정도 격감했다.

관광객들이 붐볐던 월미도도 이용객이 10% 정도 줄어들었고 최근에는 횟집 등 식당들도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월미도상가번영회측은 "개항 이후 한달 동안 월미도 일대 식당 서너 곳이 문을 닫았다"면서 "월미도를 찾은 관광객도 상당수가 공항을 가기 위한 배편을 이용하는 승객들"이라고 말했다.

반면 인천공항 주변 용유도와 영종도 일대는 주말에 하루 5만여명이 몰리는 등 수도권의 새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깨끗한 백사장과 낙조로 유명한 용유도 을왕리해수욕장 주변에는 한 달 사이에 횟집 10여개가 늘어나는 등 모두 30여곳이 성업중이다. 또 영종도 주변에는 가건물 식당과 컨테이너박스 등이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공항 주변 부동산시장 때 아닌 호황

개항 이후 신공항고속도로변 아파트단지들은 전세가와 매매가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인천 계양구 계산지구와 서구 연희ㆍ심곡동 일대 27ㆍ32평형 아파트 전세는 한 달만에 10~20% 올랐으나 매물이 없는 실정이다.

특히 서구 일대는 다가구주택 허가건수가 올들어 40여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 주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영종도 일대 부동산경기도 꿈틀대고 있다. 3월초까지도 분양이 되지 않던 공항 주변 일반주택용지와 상업용지도 대부분 매각됐고 길목이 좋은 일부 주거용지는 한 달 전에 비해 3배 가량 높은 평당 12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부동산업소 관계자는 "개항 이후 공항 인근 논과 밭을 사려는 사람들이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항 일대 난개발 우려도

그러나 공항 주변 영종ㆍ용유도 일대는 이 같은 관광특수와 개발심리에도 불구하고 아직 세부적인 도시계획안이 수립되지 않아 난개발이 우려된다.

공항 주변이 관광단지와 자연녹지지역으로 대부분 묶여 있어 건물 신ㆍ증축에 제한을 받고 있는데도 가건물이나 컨테이너 박스 등 무허가건물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와 중구는 이에 따라 이 일대에 난립한 무허가건물 400여동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에 나설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공항 주변은 도로나 기반시설 등이 미흡해 지역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고 효율적인 도시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올해 안으로 도시계획안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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