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게 된 일부 성형외과 의사의 행태는 사회 지도층 인사의 도덕 불감증을 여실히 보여준다.서울 강남의 한 유명 성형외과 원장은 신고소득이 일반 봉급생활자 수준인 월320만 원이지만 자녀 2명을 해외에 조기유학보냈고 1997년 이후 3년간 모두 23차례나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강남의 대로변에 자리잡은 A성형외과의원은 하루 평균 15~25건의 쌍꺼풀수술로 최근 3년간 30억원을 벌어들였는데도 신고된 수입은 6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고용의사 3명, 종업원 20여명의 인건비 추산액과 건물 임대료에도 못 미치는 수준. 더구나 원장 K씨는 지난 해 8월께 탈루한 수입으로 2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중에는 세원 노출을 막기 위해 신용카드 결제 환자에게 10%의 할증료를 물리는 방식으로 교묘하게 카드 사용을 기피해온 의원도 있고, 소득 금액을 분산하기 위해 고용의사를 공동사업자로 위장한 의원도 있었다.
국세청이 특별세무조사라는 칼을 빼든 이유도 탈세수법이 날로 지능화하기 때문이다. 99년 성형외과 의사의 연간 신고수입금액은 1인당 1억2,200만 원. 당시 의료업계 평균 수입금액(2억2,600만원)의 절반에 불과한데다 의료업중 최하위 수준이다.
더구나 성형외과 의사의 절반(49%)은 99년 귀속 소득금액을 4,000만원(월 평균 330만원) 이하로 신고, 월급이 고용의사의 통상 급여인 월 400만~700만 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 관계자는 "의료보험과 신용카드의 사용으로 과세자료가 노출되는 대부분 병과의 병ㆍ의원은 수입금액 양성화로 매년 신고수준이 올라가고 있다"며 "그동안 의사들이 사회 지도층임을 감안해 자율적으로 성실신고해줄 것을 안내했는데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세무조사에 착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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