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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엑시트 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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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엑시트 운즈

입력
2001.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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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나 톰 행크스라는 이름만으로 그 영화의 장르를 알아 맞추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장 클로드 반담이나 스티븐 시걸이 나온다면 90%이상 맞출 수 있다. 특히 스티븐 시걸은 어느 악한보다 더 흉악한 분위기를 만드는 액션 스타다.그는 가라테식 액션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만족한다는 듯 허술한 B급 액션영화에도 단골로 출연했다.

그러나 '엑시트 운즈'는 '스티븐 시걸'이라는 이름만으로 그저 그런 액션영화로 치부하기는 아깝다.

'엑시트 운즈' 에서도 시걸은 정의파 다혈질 형사 오린으로 분했다. 테러단에 맞서 목숨을 바쳐 부통령을 구했지만 명령불복종으로 강등돼 깡패 소굴 같은 디트로이트 15구역으로 전출된 그는 마약밀매업자 워커의 뒤를 쫓게 된다.

영화에서 묘사되는 흑인 범죄자와 경찰의 관계는 매우 흥미롭다. 경찰이 다가가 검문을 하면 흑인은 "흑인탄압"이라고 주장하고, 경찰이 범죄자에게 주먹을 날리면 "과잉 진압" 으로 징계를 받게 된다.

일련의 소수인종 우대정책에 대한 반감의 표현이자, 권력화한 '흑인탄압론' 에 대한 냉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영화는 마지막에 "앞으로 아프리칸이라 부르랴, 흑인이라 부르랴" 고 묻는 백인 사회자에게 흑인 게스트가 "흰둥이, 백탱이라 부르면 좋겠냐" 고 대답하는 웃음 범벅이 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잘 짜인 시나리오. 카리스마가 강한 흑인 래퍼 DMX가 열연한 라트렐 워커는 38만달러짜리 차를 단숨에 사는 재력가이나 그 재력은 마약이 아니라 인터넷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 그렇다면 '닷컴 키드'인 그가 굳이 마약 거래에 덤벼드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선과 악이, 적과 동지가 순식간에 역전하는 극 구조는 후반부로 갈수록 흥미를 더한다. 현란한 액션신이 장관이었던 '로미오 머스트 다이'의 안드레이 바르코비악 감독과 '매르틸스'의 자작자 조엘 실버는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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