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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정이품송 "드디어 장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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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정이품송 "드디어 장가간다"

입력
2001.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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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은의 정이품송(수령 600년)이 드디어 장가를 든다. 신부는 강원 삼척시의 준경릉 소나무로 수령 95살, 키 32m, 가슴높이 둘레 2.14m의 준목.산림청 임업연구원은 26일 노화로 고사위기를 맞고 있는 정이품송의 혈통 및 유전자원 보존을 위해 내달 8일 혼례식을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산림청은 지난 10여년간 전국 송림을 대상으로 1차 조사를 벌여 준경릉과 울진 소광천 송림의 45그루를 선발, 이를 대상으로 서류전형과 외모 건강도 등 조사를 거쳐 20그루를 2차 선발한 뒤 이번 신부목을 최종 간택했다.

혼례는 정이품송의 송홧가루를 채취해 신부목의 암꽃에 가루받이하는 형식으로 이뤄지며 이 과정을 전통 혼례의식에 따라 치를 계획이라고 산림청은 밝혔다.

한 가지 남은 고민은 정이품송의 배필에 걸맞는 적당한 호칭 문제. 임업연구원 최완용 육종부장은 “정부인송(松)이 가장 바람직한 호칭이지만 이미 보은에 그 이름을 부여받은 나무가 있어 품격을 담은 마땅한 호칭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이번 혼례를 통해 수정된 씨앗을 심을 경우 늦어도 오는 2003년 여름께는 2세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림청은 정이품송의 2세를 속리산과 독립기념관, 현충사 등에 심을 계획이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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