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28일(토) 어디로 갈까 고민하게 생겼다. 국립국악원과 국립극장 양쪽에서 오후 3시 나란히 판소리 공연이 있기 때문이다.25년째 장수하고 있는 국립극장의 판소리 완창 무대는 성우향 명창의 '심청가'로 관객을 맞는다. 국립국악원은 개원 50주년 기념 시리즈인 '우리시대 예인의 무대' 마지막 공연으로 정광수 박동진 신영희 안숙선 명창의 판소리를 내놓는다.
성우향의 심청가는 이른바 보성소리이다. 조선말 철종, 고종 때의 명창인 박유전의 소리가 뿌리인데, 정응민 명창이 전남 보성에 칩거하면서 가르쳤다 하여 오늘날 보성소리로 불리게 됐다.
보성소리는 사설이 점잖고 기품 있으며 소릿속이 꿋꿋하고 우람하여 듣는 맛이 시원하다. 성우향은 조상현과 더불어 보성소리를 대표하는 명창인데, 그동안 춘향가는 자주 했지만 심청가는 20년 만에 하는 것인데다 3시간 완창이기 때문에 이번 공연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 반주는 송원조 정화영이 번갈아 맡는다.
같은 시간 국립국악원에서는 정광수의 수궁가, 박동진의 적벽가, 신영희의 춘향가, 안숙선의 흥보가로 소리판이 벌어진다.
각각 눈대목(하이라이트)을 골라 부른다. 고수는 정화영 김청만, 해설자는 음악학자 이보형. 고수 정화영은 이날 국립극장과 국립국악원 양쪽 공연을 다 맡아 서초동과 장충동을 날아다녀야 할 판이다. 소리꾼은 많아도 좋은 고수는 드물다 보니 이런 일도 생긴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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