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를 맞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못한 투자자들이 부동산에 재테크에 관심을 돌리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고금리 시대에는 은행예금 등 안정적인 상품에 돈이 몰리지만 금리 하락기에는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수익률이 높은 쪽으로 자금이 흐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상품의 경우 월세 수요가 많은 중소형 아파트 및 오피스텔, 초고가 아파트를 비롯, 경매 물건 등 3대 부동산 상품에 투자자들의 입질이 집중되고 있다.
■중소형 아파트·오피스텔 인기 급상승
부동산 전문가들은 '임대수익'과 '유동성'이라는 2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역세권 중소형 아파트'를 추천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아파트 시장은 큰 평수수요가 퇴조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 수도권의 20평형 이하 전세시장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5월 8일부터 청약접수가 시작되는 서울시 4차 동시분양 공급물량 2,189가구 중 79%가 25.7평 이하의 중소형 아파트다.
중소형 오피스텔에 돈이 몰리고 있다. 대우건설이 4월초 경기 안양시 산본에 분양한 오피스텔 19~35평형 324가구도 분양에 성공했고 한화건설이 3월말 경기 고양시 화정지구에 분양한 호텔식 원룸 16~27평형 454가구는 100%에 육박하는 계약실적을 올렸다.
이같은 임대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은 14~22%로 은행금리의 최고 4배에 달하고 있다.
■초고가 아파트에 줄서는 뭉칫돈
97평형 아파트 분양가가 최고 27억원이 넘는 현대산업개발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에는 최근 방문객들의 발길이 지난달보다 2배가량 늘었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뒤 30% 수준이던 계약률이 현재 60%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계약률 10%에 그쳤던 쌍용건설의 삼성동 플래티넘도 3월 23일부터 재분양에 들어가 90%대 계약률을 보이고 있다. 플래티넘 모델하우스 관계자는 "은행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돈을 가진 사람들이 프리미엄을 노리고 최고급 아파트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중 자금이 초고가 아파트로 몰리면서 분양권 값도 들썩거리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Ⅰ 68평형은 지난해 분양 초기에는 최고 매매가가 10억원선으로 분양가 10억824만원에 조금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현재 1억원가까운 프리미엄이 붙어 11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로인해 그동안 분양을 미뤘던 최고가 19억원의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Ⅲ가 지난 20일부터 분양에 나선 데 이어 서초동 옛 삼풍백화점 터에 건설되는 최고급 주상복합건물 아크로비스타도 25일부터 분양을 시작했다.
■경매는 과열조짐
경매시장은 임대 수익형 부동산인 소형 아파트 및 다가구주택의 낙찰가율이 90%를 넘어서고 대형 아파트 및 상가 등으로 열기가 옮겨가는 등 이미 과열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빌딩 경매는 한 물건에 10여명이상이 몰리는 무더기 입찰과 낙찰가가 감정가보다 20%이상 비싼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3월초 서울 강남구 논현동 5층짜리 상가건물은 입찰자가 36명이나 몰려 당초 감정가 14억원보다 훨씬 높은 16억7,000만원에 낙찰됐다.
이는 최근 빌딩 임대수익률이 짭짤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金聖植) 연구위원은 "초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면서 부동산이 새로운 포트폴리오(위험분산투자) 대상으로 부각하고 있다"면서 "목좋은 아파트와 경매?공모 물건, 임대용 수익성 부동산 등에 돈이 몰리는 현상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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