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가 내년 월드컵때 나라꽃 무궁화를 세계에 널리 알린다는 취지로 8월초에 피는 무궁화 개화시기를 2개월 앞당기는 작업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24일 행자부에 따르면 내년 5월31일부터 6월30일까지 열리는 2002 한ㆍ일 월드컵에 맞춰 무궁화를 5월말~6월초에 조기 개화시키기로 하고 서울, 부산 등 경기가 열리는 10개 시ㆍ도에 조기개화에 필요한 시설비용 등 16억원을 이미 지원했다.
이에 따라 부산시의 경우 2억3,000만원의 예산을 받아 부산시녹지사업소에서 올 2월부터 온도와 햇빛 조절 등을 통한 조기개화 실험에 들어갔다. 시는 실험 결과를 토대로 기장군 철마면 고촌리에 1,0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를 설치, 내년 5월말까지 1,660개의 무궁화 화분을 생산해 사직주경기장 진입로와 부산시청 앞, 외국선수단이 묵는 호텔 등에 전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상당수 시민들은 "국가 예산을 들여 국화를 인위적으로 일찍 피우겠다는 발상은 전시행정의 표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김기식 도시생태부장은 "판매를 위한 것도 아니고 단지 외국인들에게 보이기 위해 개화시기를 앞당기겠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나라꽃을 알리려면 로고나 캐릭터 등으로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행자부 관계자는 "월드컵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앞두고 작년부터 전국에 무궁화 심기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며 "조기개화는 경기장과 선수촌, 숙박업소, 식당 등에 화분을 배치해 외국인들이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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