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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 '부전여전' - 독일서 온 태권소녀 김연지 대표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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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 '부전여전' - 독일서 온 태권소녀 김연지 대표 발탁

입력
2001.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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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선수의 꿈을 안고 독일서 모국을 찾아 온 태권소녀 김연지(20ㆍ한체대)가 마침내 태극마크를 달았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세계챔피언이 되겠다"는 다부진 결심을 하고 1997년 여름 홀로 한국에 온지 4년만에 그 꿈을 이룬 것.아직도 우리말보다 독일어가 편한 김연지는 18일 국가대표 여자라이트급 결승에서 용인대 서영하를 10_6으로 누르고 국가대표에 선발돼 11월 제주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김연지의 아버지는 70년대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인 김철환(47)씨. 73년 제1회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비롯, 74년 아시아선수권 1위, 75년 프레월드게임 1위 등 미들ㆍ웰터급에서 적수가 없었던 최강자였다. 한국체육사에 아직까지 부녀 세계챔프는 물론 도전 사례도 없는 실정이어서 김연지의 대표발탁은 의미가 크다.

김연지는 하마터면 독일대표가 돼 한국선수와 싸울 뻔 했다. 서독 취업이민 붐이 일던 70년대 중반 김철환씨 가족은 독일 아헨시로 이민, 거기서 김연지를 낳았다.

어릴 적부터 재능을 보여온 김연지는 세 딸중 유일하게 태권도에 전념, 독일국기를 달고 96년 네덜란드서 열린 주니어유럽선수권서 금메달을 땄다. 독일국가대표가 되기는 식은 죽 먹기. 하지만 독일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국적을 바꿔야 했다. 아버지도 딸도 국적을 버리기는 싫었다.

결국 아버지를 졸라 이듬해 귀국, 서울체고 1학년에 편입했다. 하지만 태권도 종주국 모국에서 자존심이 무너졌다. 서울체고 2학년 때까지 매번 2, 3등. 하지만 3학년이 되면서 각종 선발전과 연맹전에서 1등을 휩쓸면서 최강자로 떠올랐다.

한체대 1학년때 시드니올림픽 선발전 67㎏이하급에 출전했지만 이 체급 최강자 조향미와 붙기도 전에 예선전에서 서울체고 후배 이인종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나도 밉고 태권도도 미웠다"는 김연지는 세계챔피언이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마침내 최종선발전 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딸의 눈물과 설움을 잘 알고 있는 아버지가 독일에서 더 기뻐했음은 물론이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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