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선조들의 금(金) 문화를 살펴보는 전시회가 열린다.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031-320-1801)은 7월 15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국보 138호 가야금관 등 금을 사용한 공예ㆍ미술품 14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는 '황금의 미-한국 미술 속의 금빛'전을 열고 있다. 5개월 동안 내부개선 공사를 마친 호암미술관이 재개관 후 갖는 첫 전시회이다.우리 미술사에서 금이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삼국시대 불교의 유입과 함께 금을 활용한 불교 조각과 공예가 수입되면서부터다.
특히 국내에서는 조선시대까지 구리로 만든 불상에 도금을 한 금동불이 크게 유행했다. 불당의 경우 금색으로 빛나는 불상을 중심으로 향로 촛대 등 각종 법구(法具)도 금으로 화려하게 치장했다.
출품작은 고고유물 불교미술 공예품 서화로 나눠 전시된다. 금동보살삼존상(134호) 금동수정감장촉대(174호) 아미타삼존도(218호) 등 국보 4점과, 금동여래입상(401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643호) 등 보물 7점이 포함됐다.
순금 도금 금박 금사(金絲) 등 다양한 금 활용 기법을 살펴볼 수 있는 문화재로 모두 호암미술관 소장품이다.
기법과 재료면에서 눈길을 끄는 작품도 상당수다. 14세기에 제작된 '감지은니 대방광불화엄경(紺紙銀泥 大方廣佛華嚴經)'은 부처의 여러 모습을 먹으로 물들인 검은 비단에 금색 선으로 정교하게 그린 국내 불교미술의 걸작 중 하나이다. 15, 16세기에 제작된 높이 48㎝의 금동보살좌상도 조선시대 몇 안 되는 금동불상이다.
이근욱 호암미술관 선임연구원은 "전신이 금색으로 빛나는 부처상은 선조의 뜨거운 종교적 열정과 심오한 예술적 영감의 결합으로 탄생한 작품"이라며 "금이라는 재질을 시대에 따라 주술적으로, 때로는 탐미적으로 적절히 사용한 우리 선조의 슬기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시회에는 이밖에 궁궐이나 여염집 여성들이 사용했던 비녀와 노리개, 관복에 부착해 품계를 나타내는 흉배, 왕비 자리에 놓였던 '십장생도'등도 공개된다.
김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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